시카고 불펜코치로 활약 … 최근 영구결번 영예한국인 빅리거 중 박찬호 좋아해 … 팬들 성원 필요왕년의 홈런왕, 헐크 이만수. 그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에서 불펜코치로 뛰고 있다. 최근 구단으로부터 영구결번의 영광을 받기도 했다. 지난 7월 24일(캐나다 현지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캐나다의 스카이 돔을 찾은 이만수 코치를 가 단독인터뷰 했다. 경기 시작 4시간 전 스카이돔에 입장한 취재진은 평소와는 달리 실내 통로를 통해 가장 먼저 원정 팀 불펜으로 향했다.

그러나 너무 일찍 도착한 탓인지 그곳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덕아웃 근처의 필드로 돌아와 이만수 코치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은 한 단단한 체구의 키 작은 선수가 커다란 가방을 둘러메고 불펜으로 향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직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취재진은 그가 이만수 코치라는 걸 직감했다. 이에 곧장 불펜으로 달려가 한 구석에 앉아 훈련을 위해 장비를 꺼내고 있던 이만수 코치와의 인터뷰에 성공했다. 이 코치는 공식인터뷰가 끝난 이후에도 특유의 구수한 입담으로 자신의 야구철학, 힘든 이민 생활, 그리고 과거 현역 시절 이야기 등을 털어놨다.

- 영구결번의 영광을 얻은 것에 대해 축하한다. 토론토에 온 소감은.
▲ 토론토가 참 아름다운 곳이라고 느꼈다. 특히 토론토에 오면 유학생들이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많이 오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 질 젊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았다.

- 메이저리그에서 코치 생활도 이젠 4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아직도 어려운 점이 있나.
▲ 늘 어렵고 아직까지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미국에 온지도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편치 않다. 고향생각, 친척들 생각이 간절하다.

-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 내가 불펜 코치이다 보니 우리 팀의 좌완 투수인 마크 벌리에게 애정이 많다. 젊은 선수지만 성격도 좋고 앞으로 팀을 이끌어갈 투수로 기대가 많다.

- 지금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특별히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나 좋아하는 선수는.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텍사스의 박찬호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현지의 잘못된 보도나 일부의 따가운 시선으로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 우리 팬들이 그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해줬으면 한다.

-만약 이 코치가 현역 때 메이저리그에 왔다면 어느 정도의 활약이 가능했으리라 보나.
▲ 원래 젊은 시절 꿈이 메이저리거였다. 좀 더 일찍 오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만약 선수로 뛰었다면 장담은 못하지만 중간 이상은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 개인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와 투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 투수로는 뉴욕 양키즈의 로저 클레멘스, 그리고 타자로는 켄자스시티 로얄스의 1루수 마이크 스위니를 꼽고 싶다. 스위니는 매우 성실한 선수로 내가 무척 좋아한다.

- 메이저리그를 체험하면서 한국 프로야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는 20년에 불과하다. 기술은 향상되었지만 많은 젊은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가지지 못한 것은 아쉽다. 프로 의식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겉모습이 아닌 메이저리거들의 정신력을 배웠으면 한다.

- 이 코치의 국내 복귀 루머가 있다. 사실인가.
▲ 일부 소문이 와전된 것 같다. 내가 국내로 복귀한다는 건 나 자신도 잘 모르는 일이다.

- 이승엽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견해는.
▲ 이미 지난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그의 미국 진출 의사가 확고함을 알게 됐다. 잘 됐으면 한다. 그러나 이승엽 선수가 한국에 남아 각종 기록을 이어가고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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