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이 생겨날 것인가. 최근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서울시, 시민 등 각계 각층에서 서울구단 창단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서울월드컵경기장 분담금 250억원 등 산적한 문제가 남아 있다. 거액의 분담금 등으로 인해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려는 기업들에는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서울 연고 프로축구팀’이 만들어질지 자못 궁금한 대목이다.서울연고 프로축구팀 창단 움직임 활발히딩크·홍명보·이천수 등 “한국축구 발전 위해 반드시 필요”대한축구협회 월드컵 경기장 250억 분담금이 최대 걸림돌“1백억 탕감해주면 창단가능”협회, 서울시에 타진 ‘프로축구 k리그’ 활성화를 위해 ‘서울연고 프로축구팀’이 창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16강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서울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대한축구협회와 서울시,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시민 등을 중심으로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부터 축구협회 홈페이지(www.kfa.or.kr)를 통해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축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서명운동에 들어가며, 특히 7월 26일부터 8월 15일 올스타전 전까지 서울 시내 주요 지역과 서울 월드컵경기장 등에서 거리 서명운동에 나설 계획까지 세워 뒀다.서울구단 창단을 위해 축구협회는 7월말까지 사회 각계각층 인사 100여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프로팀 창단 촉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며, 특히 8월초에는 시민공청회를 개최, 창단 형태 등의 문제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축구협회뿐 아니라 축구계 인사, 연예인, 시민들도 ‘서울 연고 프로축구팀’창단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해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대거 동참했다. 지난해 축구대표팀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가 ‘서울프로팀 창단 촉구위원회’ 촉구위원에 동참키로 했다. 피스컵코리아축구대회 참석차 한국에 체류했던 히딩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서울팀 창단의 당위성을 전해듣고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이와 함께 현축구대표팀 코엘류 감독도 ‘서울 연고 프로축구팀’창단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코엘류 감독은 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신화 재현을 위해서는 반드시 클럽 축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인식하고, 서울팀 창단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와 함께 태극전사들도 서울팀 창단에 대해 동참의 뜻을 모으고 있다. ‘영원한 맏형’ 홍명보(LA 갤럭시)는 지난 21일 오후 축구협회를 방문해 촉구위원 참여의사를 적극 표명해 한국 축구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홍명보는 “외국의 경우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는 2개 이상의 프로팀이 있다”며 “일본만 해도 도쿄를 연고로 하는 2개 프로팀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팬들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축구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서울팀 창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또 최근 스페인 프로축구 진출에 성공한 이천수(22·레알 소시에다드) 역시 서울프로팀 창단작업에 한손 거들고 나섰다. 이천수는 ‘서울프로팀 창단 촉구위원회’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이천수는 “수도 서울에 프로축구팀은 반드시 필요하며 당연히 창단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현직 국가대표팀 감독과 더불어 태극전사들이 한 목소리로 힘을 보탬에 따라 향후 서울팀 창단 운동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인기 연예인들도 한몫 거들고 나섰다. 이번 촉구위원에 인기 연예인인 최수종, 박상면, 차인표, 임성훈, 탁재훈 등 남자 연예인과 2000년 미스코리아 출신 김사랑과 탤런트 박진희 등도 참여의 뜻을 전해왔다. 이와 같이 연예계의 동참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축구협회는 기대하고 있다.또 일반 시민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붉은악마’ 산하 서울팀 창단 모임인 ‘레드파워’에는 이미 회원수가 수천명에 이르고 있다. ‘레드파워’는 서울팀 창단을 목표로 지난 2001년 5월 붉은악마 홈페이지 내 소모임으로 출발했다. 현재 회원은 약 3,000여명. 2년여 동안 ‘구단 없는 서포터스’로 활동해온 이들은 지금까지 18차례에 걸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6만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놓을 만큼 열성적인 노력을 해왔다.이처럼 축구계와 일반 시민들이 창단작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만, 창단까지는 아직 난관이 남아 있다. 우선 축구협회가 서울시에 지고 있는 250억원의 빚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상암월드컵구장 건설비용에 따른 축구협회의 분담금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지난 97년 6월 서울시는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을 개보수해 월드컵을 치르자는 안을 내놨고 축구협회는 ‘새로운 월드컵 경기장’을 지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새 구장 건립에 합의했지만 문제는 공사 비용. 당시 상암구장의 예상 건설비용은 2,060억원. 이 가운데 축구협회는 25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아직 이 분담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협회는 250억원을 서울 연고구단으로부터 축구발전기금 형태로 마련하려 했지만 결국 250억원의 거액이 서울팀 창단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협회측은 “서울시가 분담금 100억원을 탕감하고 협회가 월드컵 잉여금(230억원) 중 100억원을 보태고 창단팀에서 50억원을 내놓는 복안”을 제안하고 있다.그러나 서울시는 “탕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시 예산이 시의회의 결정 등 복잡한 문제가 남아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시민 전체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탕감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법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연간 37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탕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기업 콘소시엄 또는 대기업 주도로 서울구단이 창단될 경우 서울시가 특별히 축구팀 운영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없고, 프로팀 입성으로 인한 경기장 추가 수입 역시 무시못할 상황이다.한편, 서울 프로팀이 어떤 형태로 창단되느냐도 관심거리. 100%시민주주를 통한 창단이냐, 기업 주도 또는 컨소시엄 형태의 창단이냐, 아니면 기존 구단의 서울 이전이냐 등 창단 형태의 문제도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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