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알버드 푸홀스(25)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한국의 투수들을 괴롭혔던 전형적인 교타자였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김응룡 감독은 푸홀스를 보고 “정말 대단한 타자다. 타격 폼이 완벽하다. 아마 메이저리그에 가서도 대 선수가 될 것이다. 다만 파워가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아마 웨이트 트레이닝을 좀더 하면 그것도 보강이 될 것 같다. 야구를 계속하는 한 2~3년 후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푸홀스는 과연 2년여만에 파워까지 겸비한 완벽한 타자로 거듭났다. 그 정도가 아니라 36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홈런·타율·타점)’ 등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푸홀스는 17일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타율(3할6푼8리)과 타점(84개)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에서도 26개로 2위에 올라 1위인 팀 동료 짐 에드먼즈를 1개 차로 추격하고 있다.

홈런·타율·타점 1위를 지칭하는 ‘트리플크라운’은 지난 1967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던 칼 야스트르젬스키가 아메리칸리그에서 달성한 이후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푸홀스는 이외에도 최다안타, 장타율에서도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고, 득점에서도 토드 헬턴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어 최대 6관왕까지 바라보고 있다. 2001년 3할2푼9리, 37홈런, 130타점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던 푸홀스는 지난해에도 3할1푼4리, 34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마크 맥과이어의 은퇴 이후 세인트루이스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푸홀스는 2003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도 개럿 앤더슨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홈런레이스 예선(4개)과 준결승(14개) 결승전(8개)에서 모두 26개의 홈런을 터트려 역대 최고기록인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와 타이 기록을 세웠다.<노>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