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무대에서 골키퍼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구 소련의 야신 골키퍼부터다. 야신은 골키퍼에게 필요한 요소들은 거의 모두 완벽하게 갖췄다. 그래서 구 소련과 싸우는 팀은 ‘한 골 정도 지고 들어간다’고 말할 정도였다. 야신은 은퇴를 한 후에도 많은 축구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야신은 항상 검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와 ‘검은 거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의 은퇴 경기에는 펠레, 베켄바우어 등 세계의 축구스타들이 총동원되었었다. 그러나 야신은 5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야신 다음으로는 잉글랜드의 뱅트슨이다. 거미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뱅트슨은 지난 66년 영국월드컵 때 영국을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어 각광을 받았었다. 야신과 뱅트슨 이후에는 주로 수비축구를 하는 이탈리아에서 좋은 골키퍼가 많이 나왔다.

최근에는 독일의 올리버 칸 골키퍼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칸은 지난 2002한일월드컵에서 8골을 넣은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제치고 최우수선수에 선정될 정도로 막강 수비를 자랑했었다.한국의 골키퍼는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9대0), 터키(7대0) 2경기에 16골을 허용했던 홍덕영씨를 필두로 해서 함흥철, 이세연, 변호영 최인영, 김황호, 김병지 그리고 최근의 이운재까지 국가대표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세연 골키퍼가 국가대표로 가장 오랫동안 활약했었고, 에피소드도 많이 남겼다.이세연 골키퍼의 별명은 특급 골키퍼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구두쇠’였다. 이세연이 한국 골문을 지키던 70년대 아시아의 공격수들은 이세연의 정확한 판단력과 거친 플레이에 혀를 내둘렀다. 이세연은 골 에어리어 안에서는 ‘골키퍼 우선’이라는 규칙을 최대한 활용해서 상대공격수들을 팔꿈치, 무릎 등으로 위협을 했었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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