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박찬호는 지난해 시즌 초부터 햄스트링이라 불리는 허벅지 부상을 당하더니, 8월에는 손가락 부상을 당해 결국 9승8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쳤다. 올해는 더욱 부진해서 겨우 1승에 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라 텍사스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나 박찬호가 아주 끝난 것은 아니다. 만약 부상에서 회복되면 과거 18승을 올릴 때 보다 휠씬 성숙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라설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텍사스는 박찬호를 트레이드 하는 것만이 팀 재건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트레이드에 발벗고 나섰는데 과연 박찬호는 헐값에 트레이드 당할지 아니면 텍사스에 남아 재기를 노리게 될 것인지?텍사스 레인저스가 박찬호(30)를 트레이드 하려다 실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의 존 스타크 기자는 지난 6월19일 “텍사스가 박찬호의 트레이드를 추진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트레이드 방법은 마무리 투수 어비나를 원하는 팀에 박찬호를 끼워서 넘기려 한 것이다.박찬호 영입을 거절한 구단의 간부는 콜로라도의 ‘마이크 햄턴 트레이드’를 거론하며 “박찬호의 트레이드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8년 동안 1억2,1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햄턴이 2002년 트레이드 됐으니 박찬호도 텍사스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과연 햄턴은 어떻게 콜로라도를 떠났을까. 콜로라도는 햄턴을 플로리다로 보내고, 플로리다는 햄턴을 애틀랜타로 보낸 것이 당시 트레이드의 큰 줄기다. 이른 바 3각 트레이드를 한 것이다.그 과정에서 세팀이 모두 이득을 보고 햄턴까지 이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콜로라도는 햄턴 대신 플로리다의 포수 찰슨 존슨, 외야수 프레스톤 윌슨 등 4명을 받아들였다.
존슨과 윌슨의 연봉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금전적으로 4,000만달러 정도를 절약했다. 반면 플로리다는 팀 형편상 고액 연봉 선수인 존슨과 윌슨을 처분하고 유망주 2명을 받는 한편 햄턴을 애틀랜타로 보냈다. 햄턴의 연봉 중 3,000만 달러를 부담하기로 했으나 존슨과 윌슨을 내보낸 덕분에 그래도 약 2,000만달러의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애틀랜타는 3년 동안 햄턴을 거의 공짜로 쓴 뒤 나머지 3년 동안의 연봉만 제대로 지불하면 된다는 조건을 관철시켰다. 2005년까지 3년 동안 애틀랜타가 햄턴에게 줘야 할 연봉은 550만달러가 전부. 연봉을 볼 때 180만달러다. 15승 투수를 겨우 180만 달러에 쓰니 거저인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 계약기간 인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 연평균 1,430만달러만 지급하면 되는 것이다.
만일 햄턴이 재기만 하면 큰 이득이라는 것이 애틀랜타의 속셈이었다. 결과적으로 애틀랜타의 속셈이 맞아떨어졌다. 마이크 햄턴은 애틀랜타의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한 한 축을 맡고 있는 것은 물론 15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애틀랜타는 마이크 햄턴 때문에 탐 글래빈이라는 특급 왼손 투수를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시켰다. 그런데 탐 글래빈이 애틀랜타에 있을 때만큼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텍사스 레인저스는 ‘박찬호의 해법’을 마이크 햄턴에서 찾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즉 박찬호와 마무리 어비나를 묶어서 트레이드 하거나, 박찬호와 마이너리그 선수를 페키지로 해서 트레이드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의 남은 계약은 6년이나 되는 햄턴의 절반인 3년밖에 안 된다. 또 평균 연봉도 1500만달러인 햄턴에 비해 200만달러 이상 적다. 지금 상태에서 박찬호의 트레이드는 팀과 본인에게 모두 이득이다. 박찬호는 텍사스에 머물더라도 ‘초정밀 검사를 요하는’ 재검이 연기돼서 등판이 올스타전(7월16일) 이후로 늦춰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