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4할 타자는 탄생할 것인가?이 물음의 키는 SK 이진영(23)이 갖고 있다. 이진영은 28일 현재 타율 0.396으로 꿈의 4할 타자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MBC의 선수 겸 감독으로 뛰었던 백인천(현 롯데 감독)이 0.412의 타율을 기록한 이후 21년간 ‘4할 타자’라는 자리는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꿈의 기록.원년 백인천 이후 지금까지 4할 타율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지난 1994년 ‘야구천재’ 이종범(해태)이었다. 당시 프로야구 2년차였던 이종범은 빠른 발과 호쾌한 타격을 앞세워 4할 타율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0.393에 그쳤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99년 김한수(삼성)가 시즌 초반 4할을 넘나들며 기세를 올렸지만 6월 말 허리부상으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0.340으로 타격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80년대에는 ‘타격의 달인’ 장효조(당시 삼성)가 83년(0.369), 85년(0.373), 87년(0.387) 4할 타율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아직 페넌트레이스의 1/3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부터 4할 타자를 점친다는 게 시기상조지만 최근 이진영의 맹활약은 팬들에게 21년만의 4할 타자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99년 쌍방울에 입단, 올해로 프로야구 5년차인 이진영은 데뷔 첫해 0.258의 타율을 기록한 이래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처음으로 3할 타자(0.308)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들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타격실력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타율은 물론 최다안타(57개), 출루율(0.467)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진영이 올 시즌 크게 달라진 점은 준비동작을 일찍 시작해 상대 투수의 공을 충분히 보고 받아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것.

이로 인해 타구를 그라운드 전체에 고르게 날리는 부채꼴 타격이 가능하게 됐고 올 시즌 40경기에서 2안타 이상을 친 게임이 18차례나 될 정도로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고타율을 유지하는데 고무적인 내야안타가 57안타 가운데 16개나 되고 번트안타도 9개나 된다. 최근 3년간 월별 타율에서 7월이 3할3푼6리로 가장 좋았던 사실 또한 4할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이진영은 지난 시즌에도 7∼8월 두 달간 무려 0.401(144타수 59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타격지도를 맡고 있는 김성래 타격코치는 “벌써부터 4할 타율을 논한다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지만 이진영이 강한 체력을 갖춘 젊은 선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시즌 전 타격부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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