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추세라면 아시아기록 55개 추월 60홈런까지 가능세계 최연소 통산 300홈런기록도 ‘10개 남짓’ 가시권에좌·우 가리지 않는 부챗살 타법이 홈런 양산의 요인‘홈런왕은 따 놓은 당상’. 삼성의 이승엽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은 온통 이승엽의 방망이에 집중되고 있다. 그의 홈런왕 레이스를 가로막는 심정수·마해영조차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승엽의 홈런포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팬들은 이승엽이 올해만큼은 아시아 최고기록(55)을 넘어서 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의 홈런 행보를 짚어봤다.프로야구 삼성 이승엽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5월들어 부쩍 힘을 내고 있다. 특유의 몰아치기에 시동을 걸며 홈런 선두를 지키고 있다.이승엽은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홈런 9개로 심정수(12개)에게 3개차로 뒤져 있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지난 15일 하루에 홈런 4개를 몰아치며 속도를 내더니 지난 22일 현재 홈런 15개로 거뜬히 선두에 나섰다.덕분에 경쟁자인 심정수와 마해영과의 격차도 3개로 여유있게 벌려 놓았다. 홈런 최고기록을 세웠던 지난 99년에 15개, 지난해 10개의 홈런을 5월에 기록한 걸 보면, 이승엽의 방망이에서 5월의 힘이 느껴질 정도다. 지금 현재 기록대로라면 ‘꿈의 60홈런’ 도전도 가능하다. 지난 99년 자신이 기록했던 54홈런의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아시아 최고기록까지 도전할 기세다. 산술적으로도 시즌 133경기에 모두 나설 경우 아시아 기록을 뛰어 넘는 60개의 홈런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이승엽은 현재 3경기당 1개꼴로 홈런포를 가동하는 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같은 홈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시즌 이승엽의 예상홈런수는 60개에 육박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몰아치기에 능한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 홈런왕 왕정치(현 다이에 호크스감독)의 아시아 최고 기록(55개·1964년)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우선 이승엽이 이같은 괴력을 나타낼 수 있는 점은 부챗살 타법에 있다. 이승엽의 홈런 방향을 보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있다.

이승엽이 때린 15개의 홈런중 좌월이 6개, 우월이 7개, 중월이 2개인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이승엽이 그만큼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고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얘기다. 바깥쪽 공이 올때면 밀어치고 투수가 몸쪽 공으로 승부하면 이를 끌어당겨 담장을 훌쩍 넘긴다. 이승엽 특유의 부챗살타법이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지난 99년과 비교해도 이승엽의 밀어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당시 54개의 홈런(좌측 13개, 우측 24개, 중월 17개)가운데 당겨서 넘기는 홈런이 월등했다. 밀어친 홈런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이승엽은 노련함이 더해지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던 과거와 달리 타격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임팩트 순간에만 파워를 집중하는 기량이 향상된 것도 홈런을 뽑아낼 수 있는 비결이다.이승엽은 스윙이 부드럽기로 정평이 나있다. 타격폼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어떤 공이 들어오더라도 순간적으로 팔목이나 팔을 이용해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점도 큰 장기다.

이는 이승엽만이 가지고 있는 탁월한 순발력과 유연성이 있기 때문이다.또 지난 동계 훈련중 웨이트 트레이닝에 주력하면서 근력을 강화, 파워가 한층 좋아졌다. 이로 인해 올해 비거리 130m이상 초대형 홈런이 벌써 3개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이승엽에게는 보이지 않는 지원군이 있다. 바로 삼성의 홈구장인‘대구구장’. 이승엽은 좌우측 펜스가 타 구장에 비해 1,2m정도 짧은 대구구장에서 총경기수의 절반을 벌이게 된다. 이승엽이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승엽은 올시즌 대구구장에서 터뜨린 홈런이 벌써 13개. 이 때문에 이승엽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은 “미니구장에서의 홈런은 가치가 없다. 잠실이나 사직구장 같은 큰 구장에서는 홈런을 때리지 못해 진정한 홈런왕 자격이 없다”는 등의 말을 하기도 한다.그러나 그는 지난해까지 어느 구장에서든 홈런을 날린 바 있다.

지난해에도 이승엽은 잠실 19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어느해보다 유리한 조건을 가진 이승엽의 올해 목표는 홈런 아시아 신기록일 것이다.지난 99년 54홈런을 때려 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는 물론 50홈런을 넘기며 국내 최고 슬러거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팬들의 아쉬움이 더 컸다. 일본 프로야구 왕정치가 지난 64년 세운 아시아 신기록 경신을 2개 차로 놓쳤기 때문. 올시즌 이승엽은 다시 신기록 경신에 나서고 있는 것. 올시즌 홈런 페이스는 99년과 매우 유사, 신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타격감은 물이 오르고 있다.우선 그가 신기록 작성을 위해서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타율을 좀더 끌어 올려야 하는 상황. 자신이 기록한 안타 가운데 절반 이상이 홈런이다.

이에 따라 타율을 더 끌어올릴 경우 더 많은 홈런의 양산도 기대해 볼만하다.이와 함께 이승엽은 몸쪽볼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스윙시 오른팔꿈치와 겨드랑이가 들리면서 배트 끝이 밑으로 처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몸쪽볼에 더욱 강점을 보일 수 있도록 타격감 보완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편 이승엽은 또 하나의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바로 세계 최연소 통산 300홈런 기록. 지난 95년 데뷔이래 283개의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은 만 27살 2개월이 되는 오는 10월까지 17개만 추가하면 세계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올해 들어 홈런욕심을 버렸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승엽의 방망이는 이미 신기록을 향해 거침없이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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