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0.393으로 2위 기록 보유프로야구 원년인 82년 MBC 청룡의 선수 겸 감독으로 뛰었던 백인천(현 롯데 감독)이 0.412의 타율을 기록한 이후 `‘4할대 타자’라는 자리는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꿈의 기록이다. 당시 백인천은 감독과 선수를 겸한 ‘플레잉 코치’였기 때문에 4할 대 타율이 가능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4할 타율은 당시 백인천의 타격 솜씨가 일본프로야구에서 17년 간 갈고 닦은 끝에 나온 결과라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백인천은 일본 투수들의 극심한 견제를 받으면서도 75년 퍼시픽리그 타격왕에 올랐었다.타격의 달인 장효조(당시 삼성)는 87년 0.387의 타율에 그쳤지만 당시 매스컴은 5년만에 4할 타율 선수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호들갑을 떨었었다.

장효조가 타격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그가 마치 ‘포수의 글러브속에 들어간 공을 끄집어내서 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배팅 포인트를 뒤로 가져갔다. 그만큼 공을 오래 본다는 얘기다. 장효조는 83년에 처음 타격왕에 올랐었고, 85년부터 87년까지는 타격왕 3연패를 이룩했다. 타격왕 3연패는 장효조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장효조 이후 한화 이글스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에서 활약하던 이정훈 선수가 91년 92년 타격왕 2연패를 하면서 녹록지 않은 방망이를 자랑했었다. 그러나 이정훈은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천재적인 타격솜씨를 발휘하지 못했다. `‘야구 천재’ 이종범(기아)은 94년에 타율 0.393으로 역대 2번째로 높은 시즌 타율을 기록했지만 4할에는 못 미쳤다.

이종범이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진영처럼 정확한 타격, 빠른발로 출루율을 높혔던 선수였다. 93년 첫 타격왕에 올랐던 양준혁은 이후 96년 98년 2001년에도 타격왕을 차지 장효조와 함께 ‘통산 타격왕 4차례’ 타이를 이루고 있다. 양준혁은 프로야구에 데뷔하던 93년에 3할4푼1리로 타격왕에 오른 이후 2001년까지 9년 연속 3할을 쳤다. 그래서 양준혁은 ‘방방이를 거꾸로 잡고 쳐도 3할을 기록할 것이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양준혁은 지난해 0.276으로 부진해 ‘10년 연속 3할 타율’이라는 대기록을 놓쳤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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