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사나이 기아 장성호(26)가 타격왕 2연패 수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즌 초반부터 괴롭혀 온 왼 팔꿈치 통증이 6월의 따뜻한 햇살과 함께 잦아들면서 타율 끌어올리기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 10일 장성호는 한화와의 광주경기에서 1회 우전안타로 시동을 건 뒤 8회 2루 깊숙한 타구로 내야안타를 만들고 9회에는 바뀐 투수 김백만의 135km 직구를 밀어 쳐 시즌 6호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장성호는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 3할1푼대를 맴돌던 타율을 단숨에 3할2푼대(0.320·타격 8위)까지 끌어올렸다.

장성호는 또 6월 들어 팀이 치른 9경기에 모두 나서 꼬박꼬박 안타를 챙기며 33타수 11안타(3홈런) 10타점을 올려 타율 0.333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6경기 타율도 0.348(23타수 8안타)로 완연한 타격 상승세임을 입증하고 있다. 11경기 연속안타 행진은 이에 따른 보너스다. 장성호는 ‘나홀로 특타’를 자청하는 등 다시 찾은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훈련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은 물론 휴식일에도 일찍 야구장에 나가 방망이를 돌린다. 10일 경기 전에도 훈련시간보다 1시간 이상 일찍 나와 200여개의 특타를 자청했다.

지난해 6월도 장성호의 달이었다. 6월 한달 동안 21경기를 치르며 무려 타율 0.416(77타수 32안타)에 4홈런 29타점을 올렸었다. 당시 6월 대활약을 발판 삼아 데뷔 후 처음으로 타격왕에 오를 수 있었다. 아직까지 타격 선두 SK 이진영(0.375)과의 격차가 크지만 시즌의 절반도 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부터 타격왕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타격 2위 두산 김동주와는 2푼5리 차이로 몇 경기 몰아치기면 따라잡을 수 있는 사정권 안에 뒀다. 차근차근 타율을 쌓다보면 시즌 막판 기회가 올 수도 있는 것. 장성호가 타격왕 2연패를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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