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부진 원인 분석“손톱 부상이후 컨트롤 감각 떨어졌다” 분석 유력상대 타자들의 구질 파악·본인 경험부족 등도 원인 지적‘부상 후유증인가, 슬럼프가 시작된 것인가’.한때 잘 나가던 메이저리거 서재응이 최근 부진에 빠졌다. 손톱이 깨지는 부상이후 등판한 경기에서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서재응의 부진에 대해 일각에서는‘부상후유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슬럼프의 시초’가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재응의 부진 원인을 들여다봤다. 손톱이 깨지는 부상 탓에 감각을 잃어버린 것인가. 한 때 내셔널리그 최고의 신인왕 후보로 각광받으며 무섭게 치고 나오던 뉴욕 메츠의 서재응이, 최근 경기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손톱 부상을 당한 이후 12일 현재까지 등판한 세 경기에서 그의 기록은 5.1이닝 6실점, 3.1이닝 5실점, 6이닝 6실점이다. 2.66까지 내려가 내셔널리그 다섯 손가락 이내까지 바라봤던 방어율은 현재 3.68까지 치솟은 상태.특히 서재응은 4연승 이후 3연패에 빠져있고, 시즌 성적은 5승5패에 방어율 3.68을 기록하며 부진을 겪고 있다. 신인이기에 많은 기대를 거는 부분이 무리이고 또 구질이 파악된 만큼 어느 정도 타자들에게 당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지만, 뉴욕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그의 위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지난 8일 홈구장인 셰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도 다시 한번 무너졌다. 상대의 간판 타자 치퍼 존스에게 홈런 두 방을 내주는 등 6이닝 8피안타 6실점의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으로써 무너진 것. 이로써 3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함과 동시에 방어율 또한 3.68로 치솟게 된 서재응은, 신인왕 레이스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서재응이 지난 경기에서 예상치 못하게 부진을 거듭한 것을 두고 본인 자신은 심판 판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5.1이닝 6실점으로 물러난 양키스와의 경기에서도 주심은 서재응이 즐기는 낮은 쪽 코스에 인색했고, 3.1이닝 5실점으로 물러났던 몬트리올 전의 주심은 대체로 스트라이크 존을 좁게 가져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인 길들이기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꼭 그렇게만 보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다. 물론 그들도 처음 보는 선수들에게는 인색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신인이기에 그들이 경기 자체를 그르쳐 버린 것이라 말한다면 문제가 있다. 일각에서는 서재응을 매덕스에 비교하곤 하는데 물론 이 자리에서 그 둘을 동등한, 혹은 비슷한 선수로 보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둘 다 컨트롤을 위주로 하는 투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자신들이 던지고자 하는 그 코스에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컨디션이 좋고 잘 던지려 해도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서재응이 만난 두명의 주심들은 스트라이크 존이 좁았다.

서재응뿐만 아니라 상대 투수였던 데이빗 웰스나 리반 에르난데스 같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것을 보고 컨트롤 투수들의 한계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것, 더 나아가 아직은 그 같은 위기를 극복하는 법을 서재응이 터득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지적해볼 수 있다. 특히 서재응의 부진 중에는 뉴욕 메츠의 팀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 앉은 상태다. 메츠는 로베르토 알로마를 내보내며 내년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클리프 플로이드를 달라는 팀들이 생겨나고 있고, 제로미 버니츠도 미네소타에서 원하고 있다. 마이크 피아자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를 목표로 재활에 들어갔다. 플로이드는 아킬레스건 쪽에 부상을 당했는데, 만일 수술에 들어가면 올 시즌을 접게 된다. 지난해 보스턴에서 주로 2루수로 뛰었던 레이 산체스가 이제 새로운 2루수로 들어왔는데 후반기부터는 올 시즌 더블 A에서 트리플 A까지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니 가르시아가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

17호 홈런을 치며 어느새 팀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버니츠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담포수 제이슨 필립스의 방망이를 기대해 볼 뿐이다. 투수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메츠는 트레이드로 데려온 에이스 탐 글래빈이 부진을 거듭하는 데다 기존 에이스 라이터까지 흔들려 선발 무게가 완전히 꺾여버렸다. 도리어 서재응을 시작으로 애런 헤일맨으로 이어지는 젊은 2명의 선발진에 더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헤일맨도 지난 신시네티 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그야말로 팀의 에이스로서 서재응의 위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그 역시 최근 부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재응이 예전의 다양한 구질과 타자를 압도하는 두뇌피칭이 살아난다면, 후반기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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