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플로리다 3차전, 2타점 끝내기 안타로 역전4차선에선 상대 포수와 멋진 충돌로 승리 이끌어 MVP감가을의 전설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인 디비전 시리즈가 끝났다. 올 시즌은 막판까지 순위다툼으로 그 어느 때보다 끈질긴 막판 승부를 펼친만큼 포스트시즌에서도 가장 신기하고 인간적인 경기가 나왔다. 참 오랜 기간이 흘러도 과거 포스트시즌에는 저런 일이 있었지…. 하고 느낄 수 있을만한 몇 장면들을 하나하나 다시 돌아본다.

이반 로드리게스 단연 최고의 활약

물론 각기 디비전마다 따로 MVP를 선발하겠지만 이번 디비전 전체 MVP는 단연 ‘퍼지’이반 로드리게스다. 물론 2승을 거둔 케리 우드도 있겠지만 플로리다가 샌프란시스코를 잡은 것은 단연 이번 디비전 최대의 이변이었고, 그 디비전에서 퍼지의 활약을 본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본전 뽑았다고 느낄 정도였다. 퍼지하면 이미 오래 전부터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수주를 완벽하게 갖춘 포수라고 알려져 있다. 텍사스 시절부터 여러 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여러 상도 휩쓸어왔지만 지난해까지 최근 몇 년간은 퍼지의 지금까지 선수생활 중에 가장 슬럼프이기도 했다. 부상이나 여러 활약 정도, 올스타와 골드글러브 연속 수상이 끝난 것들….그런 점에서 퍼지가 난생 처음 새로운 팀으로 이적했던 올 시즌의 활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했는데 플로리다의 젊은 투수들이 갑자기 좋은 활약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진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디비전 들어서는 더 뛰어난 모습을 선보였다. 플로리다가 4-3으로 이긴 3차전에서 1회 선제 투런홈런, 2-2 동점에서 연장 11회초에 샌프란시스코가 1점을 내서 거의 끝나는가 싶었는데 11회말에 2타점 끝내기 안타로 역전타를 날렸다. 그리고 잊지 못할 운명의 4차전. 3회 1-1 동점에서 앞서가는 1타점 2루타는 단지 서막이었고, 8회 미구엘 카브레라의 우전안타 때 2루에서 홈 쇄도, 샌프란시스코 포수 요빗 토렐바가 먼저 잡았지만 공을 놓치게 하는 멋진 충돌, 공 떨어트리면서 토렐바가 당황하는 사이에 3루에 멈췄던 데릭 리까지 들어왔다. 반대로 7-6으로 앞선 9회에는 J.T. 스노우가 좌전 안타 때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다가 제프 코나인-퍼지의 중계에 아웃, 공이 약간 3루쪽으로 치우쳐서 퍼지가 공을 잡고 홈으로 돌진해야 될 상황이었는데 완벽하게 정면충돌 하면서도 공을 떨어트리지 않았다. 앞서서 자기가 주자로 충돌했던 상황보다 더 어려운 승부였는데도 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줄곧 포수를 키워야 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38살 베니토 산티아고가 너무 잘 해줬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별로 하지 않다가 산티아고를 내년부터 쓰지 않기로 하면서 토렐바를 중용하면서 결국 그런 플레이가 나와 패배했다. 디비전 첫 끝내기 홈 블로킹이라고 하던데 여러 대조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차전에서 호세 크루즈가 타구 판단을 잘못하는 바람에 역전을 당했고 3차전에서도 크루즈가 좌측 라인쪽 타구를 잡았다 놓치면서 결국 역전패를 만들어줬지만 그렇다고 플로리다의 저력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플로리다는 디비전 6팀 중에 가장 전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됐지만 반면에 가장 안정적인 팀이기도 하다. 1번부터 4번까지 선발진이 고르고, 타선에서도 후안 피에르-루이스 카스티요의 발 빠른 테이블 세터에 퍼지, 데릭 리, 코나인의 파워 있고 경험 많은 베테랑, 카브레라, 후안 엔카네이션의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있었다.

3인 로테이션 쓴 3팀 나란히 떨어져

이번 디비전이 여러 이변을 낳았지만 한 가지 변함이 없었던 것은 3인 로테이션은 역시나 실패작이었다는 점이다. 오클랜드, 미네소타, 애틀랜타가 나란히 이걸 썼다가 모두 실패했다. 4일째 등판에 대해서는 분명 신체적 무리는 아니지만 선수들이 지금껏 그래왔듯 늘 5일 등판에 익숙해 있고, 모든 신체적 리듬이 그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그나마 경험이 많았고 정규시즌에서 이기는 방법을 가장 잘 알았던(다승 1위) 러스 오티즈만이 디비전 4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됐을 뿐, 나머지 팀 허드슨, 배리 지토, 요한 산타나, 마이크 햄튼은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호투한 선수들도 있긴 했지만 하나 같은 공통점은 모두 경기 초반과 중반 이후의 피칭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상당히 일찍 지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 이런 로테이션으로 디비전을 통과했던 보스턴이나 샌디에이고 같은 팀들도 결국엔 그 믿었던 4일 간격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우승과 멀어졌기 때문에 이건 아니다라는 지론이 참 많지만 당장의 1승이 급한 감독들에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보인다. 그런 점에서 마땅한 4선발을 갖지 않고도 4인 로테이션을 썼던 팀들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페드로를 5차전에 내보내 결국 승리로 이끌었던(물론 4차전에 내보내려 했지만 1차전 서 130개나 던지는 통에 차마 그럴 수가 없었지만) 보스턴이나 확실한 원투펀치를 가지고도 나머지 카를로스 잠브라노와 매트 클레멘트를 기용해 결국 2경기에서 패했지만 정상적인 두 투수가 나온 경기를 모두 잡았던 컵스, 특히 패배하긴 했지만 어깨에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선수의 미래를 위해 제이슨 슈미트를 일부러 4차전에 내보내지 않고 신인 제롬 윌리암스를 기용했던 펠리페 알루 감독은 졌지만 위대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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