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롯데의 ‘승짱’ 이승엽(28)이 아내 이송정씨에 대한 일본언론의 ‘흥미 위주의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본의 <산케이스포츠> <닛칸스포츠> 등 일부 신문들은 10일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전날(9일) 저녁 롯데 담당기자들과의 저녁식사를 겸한 간담회에서 “이승엽의 부인이 휴일을 이용해 가고시마 캠프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한 말을 다소 ‘음란한’ 뉘앙스로 그 의미를 바꾸어 보도했다. 어떤 기사는 “밸런타인 감독, ‘이송정씨가 선수단 호텔에 머물게 되면 다른 선수들의 사기도 올라갈 것이다’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과연 12개 구단 최초의 ‘기혼녀 마스코트’가 될 것인가”라고 표현하는 등 한국인 정서에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표현을 거침없이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말 가진 롯데와의 입단식에서 이승엽과 함께 참석했던 이송정씨의 미모가 사진기자들의 주요 표적이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들추어냈다. 또 밸런타인 감독이 이날 일본기자들에게 “이송정씨는 이승엽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다. 아주 미인이라고 들었는데 나도 한번 만나고 싶다”며 “이는 나를 포함해 팀 전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정씨의 외모를 거론하며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밸런타인 감독이 일본 언론을 자극한 결과를 낳았지만, 타인의 부인을 두고 선정적인 기사를 보도한 일본언론의 행태는 사뭇 우리와 다르다.이에 이승엽은 일본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에 대해 “일본과 한국의 정서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번 일에는 속이 많이 상한다. 사실을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가는 느낌이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야구에만 전념키 위해 아내의 대외적 활동을 자제시키며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진 이승엽으로서는 이 같은 일본언론의 정도를 넘는 보도는 일본 생활의 또다른 복병이 아닐 수 없다.

이승엽은 “일본 언론은 내가 롯데에 입단한 직후부터 무척 호의적으로 대해 줘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아내 문제에 대해서만은 내 생각을 잘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며 “한국인들의 정서를 안다면 이처럼 가볍게 기사를 다루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밸런타인 감독의 ‘아내 초청’에 대해 “예정대로 20일에서 25일 사이에 지바로 들어와 집정리를 할 계획이다. 아직 캠프에서 함께 지낼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승엽의 대리인 김기주씨는 한층 격앙된 어조로 “계속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참지 않겠다. 조만간 기회가 닿는다면 일본 언론에 따끔하게 얘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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