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야구계가 신일고 장호연 감독(44)의 추문으로 벌집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말로만 나돌던 공증서 내용이 3일 스포츠서울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고, 지도자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비리 혐의가 피해자들의 잇따른 제보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장 감독이 제자들을 볼모로 에이전트 뺨치는 계약을 맺고 공증서를 작성했다는 소문은 오래 전부터 야구계에 나돌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공증서는 2002년 12월 14일 법무법인 ‘동양’에서 변호사 입회하에 작성됐다. 당시 신일고 2학년인 김현우(현 중앙고 3년)의 아버지 김승훈씨와 신일고 장 감독이 작성한 공증서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김현우가 해외 프로에 진출할 경우 사이닝보너스의 25%와 해마다 연봉의 5%를 장 감독에게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또 해외가 아닌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할 경우에는 계약금의 30%를 장 감독에게 지급할 것을 명시했다.장 감독은 당초 공증서 유무를 캐묻는 기자의 질문에 “명세코 없다”고 발뺌하다 대화 말미에 무슨 낌새를 챘는지 이를 번복했다. 장 감독은 “사실 해외 진출 시 학교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 명의가 아닌 내 이름으로 공증을 했다가 곧바로 파기했다”고 둘러댔다.학교를 핑계삼아 위기를 모면하려던 장 감독의 얘기가 거짓이라는 사실은 두 가지 점에서 명백해진다.

첫째, 해외 진출 시 학교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공증을 했다면 왜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할 경우에도 계약금의 30%를 요구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국내 프로에 입단하게 되면 현행 야구규약상 해당 구단은 계약금의 12%를 출신 고교에 지원하도록 돼 있어 장 감독의 주장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둘째, 공증서를 작성한 뒤 곧바로 파기했다는 말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장 감독이 김승훈씨로부터 공증서를 돌려받아 파기한 때는 지난해 9월로 작성시기로부터 무려 9개월여가 지난 뒤였음이 확인됐다.이 밖에도 장 감독의 스캔들이 소문을 타고 야구계로 퍼지면서 그의 비리를 제보하는 학부모들이 줄을 잇고 있어 대한야구협회도 곧 진상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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