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선수의 능력을 재는 기준은 바로 돈이다. 연봉은 그가 가진 가치가 어느정도인지를 알려주는 척도다. 2004시즌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는 82명. 16명의 용병까지 더하면 무려 98명에 이른다. 이제 주전급 선수라면 최소 억대 연봉은 돌파해야 하는 것은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들어 이런 판도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신예들의 약진과 늦바람난 중고참들이 새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평균 연봉 7,000만원대를 전후한 선수들만으로 충분히 훌륭한 팀을 꾸려갈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제춘모-엄정욱 힘있는 선발

SK와 한화 영건들이 주축이 된다. 제춘모(22) 엄정욱(23) 송창식(19) 김창훈(19)에 삼성의 묵은별 권오준(24)이 가세하면 훌륭한 선발진이 구성된다. 제춘모는 안정감이 부쩍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와일드씽’ 엄정욱은 150㎞대의 광속구를 앞세워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엄정욱은 이제 ‘만년 기대주’ 꼬리표를 확실히 떼어냈다. 송창식과 김창훈은 어느새 팀 마운드 핵심전력으로 자리잡았다. 벌써 둘이 5승을 합작 중이다. 6년차 중고신인 권오준은 방어율 2위(2.30)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재영-신용운 짠물계투 합작쇼

두산 이재영(25)이 허리를 맡고 기아 신용운(21)이 마무리로 나선다. 그야말로 짠물 계투조다. 이재영은 0.82라는 기적같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13경기나 나섰지만 아직 흔들림이 없다. 신용운은 기아 전력의 핵심이다. 그가 부상으로 빠지자 팀 전체가 흔들릴 정도다. 방어율이 1.13으로 수준급이다. 삼성 신인 윤성환도 2승 무패 방어율 2.00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시헌-박경수 2년차 키스톤 콤비

서울 라이벌팀의 2년차 선수들이 주축이다. 두산 유격수 손시헌(24)과 LG 2루수 박경수(20)가 그 주인공이다. 박경수는 올시즌 기량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며 일약 스타군단 LG 톱타자로 자리잡았다. 왼어깨 부상 전까지 3할3푼9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손시헌은 작은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신고선수 출신이지만 2년 만에 주전급으로 부상, 두산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되었다.

김상현-이대호 내야 거포 자리매김

내야의 양 끝은 최강 거포군단이 포진했다. LG 김상현(24)과 롯데 이대호(22)가 번갈아 1,3루를 맡는다. 두 포지션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빼 놓을 수 없는 장점. 또 김상현은 타율이 무려 3할4푼3리나 된다. 이대호는 6개의 홈런으로 팀내 1위에 올라있다.

박용택-손인호기교+파워 외야수

외야진용은 파워가 조금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정교함과 스피드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LG 박용택(25)과 롯데 손인호(29)가 중심이다. 둘은 공격은 물론 폭 넓은 수비로 외야의 물샐 틈을 막아주는 능력까지 갖고 있다. 한방이 있는 롯데 박연수(30)와 두산 김창희(31)까지 뒤를 받친다면 부러울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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