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메추 감독과 스콜라리 감독이 최근 한국행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협회는 아직 차기 사령탑에 대해 신뢰할 만한 구상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차기 한국대표팀을 이끌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브뤼노 메추 감독(50). 메추 감독은 13일 일간스포츠(IS)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난 9일부터 ‘차기 국가대표 감독으로 가장 선호하는 외국인 지도자는’이란 질문으로 진행된 IS 여론조사 결과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추 감독은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전세계 축구강국 중의 하나인 한국팬들이 나를 좋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며 “한국팬들이 큰 성원을 보내주는 것은 큰 자신감이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만일 한국에 가게 된다면 좋은 경기로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메추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와의 접촉여부나 한국에 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직 모르겠다’고 확답을 피했지만 한국축구에 대해선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메추 감독은 한국에 올 가능성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팀에서 제의가 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UAE 정규 리그 3게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알아인의 1위가 확정됐다”며 “지난해에 이어 리그 2연패다. 보스는 내가 2006년까지의 계약기간을 채우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행이 가능한가에 대해 “나는 프로이고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한 후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그 다음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한편 움베르투 코엘류 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에게 강한 신뢰를 보낸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엘류 전감독은 14일(한국시간) 유로2004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스콜라리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갈대표팀이 홈에서 열리는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스콜라리 감독은 축구협회가 점찍은 차기 한국 감독 후보군에 속해 있으며 한국을 떠난 뒤 언론과 접촉을 피했던 코엘류 감독이 그에 대해 간접적으로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2002월드컵에서 조국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스콜라리는 지난해 1월부터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아 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7승5무3패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2000 당시 포르투갈 사령탑을 맡았던 그는 “나는 포르투갈팀을 믿는다”며 “우리팀은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고 특히 포르투갈 국민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유로2004 개최국인 포르투갈은 그리스 러시아 스페인과 A조에 속해 있다.

스콜라리 감독이 지난달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기는 등 성적이 부진한데 대해 코엘류 감독은 친선경기 결과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6월 12일 열리는 그리스와의 유로2004 개막전에 초점을 맞춰 팀을 만들면 된다고 조언했다.그는 “자신감 회복을 위해 평가전도 무시할 수 없지만 유로2004 개막에 맞춰 팀을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나는 포르투갈이 최상의 상태로 토너먼트에 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런 코엘류 감독의 신임에도 불구하고 스콜라리 감독(56)이 14일(한국시간)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6월 12일~7월 4일)가 끝나고 계약이 만료되는 7월 이후 현재 사령탑을 맡고 있는 포르투갈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르투갈 축구협회의 질베르투 마다일 회장은 지난달 주간지 ‘O 인디펜디엔테’를 통해 “클럽이 제안하는 금액이 축구협회가 제시하는 것보다 크다. 스콜라리 감독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스콜라리 감독이 다른 클럽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음을 암시했다.스콜라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15만달러(약 1억7,25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포르투갈 현지 언론은 스콜라리 감독이 벤피카나 FC포르투를 맡는다고 보도했으나 스콜라리 감독은 “둘 중 어떤 구단에서도 제안을 받지 않았다”며 보도를 부정했다. 차기 한국대표팀 후보에 올라 있으나 여기에 대해서도 일절 말이 없었다.

메추가 생각하는 한국대표팀

-한국팀에 대한 생각은.

▲ 세네갈 대표팀 감독때인 지난 평가전(2001년 11월 8일)에서 1-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아주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최근 오만에 졌다고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사실 오만은 매우 좋은 팀이다. 상대를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다. 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비단 한국팀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 당시 아무도 세네갈이 프랑스를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겼다. 그것이 축구다. 또 단지 한 게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월드컵 이후 빅스타가 된 한국선수들의 정신력이 해이해졌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 나에게는 팀이 중요하지 선수 한 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름값만을 따져 팀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선수는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경기하는 것이고, 그런 만큼 빅스타란 자만심으로 경기하는 선수를 팀에 합류시키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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