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독특한 취미를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낯선 땅, 낯선 문화에서 자신들이 즐겨할 만한 일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는 음악 듣기나 비디오 게임 즐기기, 명동 등 관광하기 등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고국에서의 독특한 경력을 살려 ‘투잡스’를 하고 있는 선수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전주 KCC의 찰스 민렌드(31·포워드)는 정식 자격증을 가진 약사. 뉴욕 세인트존스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한 그는 평소에도 약학 관련 서적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특히 약사면허증을 유지하려면 2년에 한 번 씩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비시즌 때는 세미나 등에 참석하거나 약학 관련 수업을 듣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한다. 2남 1녀를 둔 가장이기도 한 그는 평상시 가족과 시간 보내는 것이 취미지만, 사정상 떨어져 지내야 하기 때문에 외로움을 독서로 달래고 있다고. 아직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약국은 없지만 은퇴 후 직접 약국을 차리는 게 꿈이다.안양 SBS 소속 조 번(29·포워드)은 메이저리그 야구팀 경영철학과 관련된 서적이나 그들의 성공스토리를 다룬 도서를 즐겨 읽는다.

그것도 두께가 꽤 나가는 책으로만 골라 정독하는 편. 농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변호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학구열이 높은 선수다. 평소 웨이트트레이닝을 즐겨하며 스트레스를 풀지만 대부분 시간은 책과 함께 보내며 전문 지도자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 소속의 앨버트 화이트(27·포워드)는 외국인 용병 중 유일한 ‘스리잡스 족’.디트로이트에 의류관련 숍과 정원 일 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정원 일 대행업체는 6명의 직원을 두고 운영할 만큼 어엿한 사장님. 평소에도 전화를 통해 업무 지시를 내릴 정도라고. 국내 패션업계에도 관심이 많아 케이블 TV 등을 통해 정보 수집을 하기도 한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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