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보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독려편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8일,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 의원들에게 편지를 쓴데 이어, 어제(7일)는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편지를 썼다”며 “나라의 운명이 달린 문제를 어설픈 협박편지 한 장으로 해결해보려는 청와대의 인식이 참으로 딱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익을 위해 한미FTA를 서두르지 말자는 야당과 국민의 요구는 묵살하고, 해묵은 이념논쟁으로 몰아가는 청와대는 각성해야 마땅하다”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온 힘을 다해 지켜야 할 가치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고 국익임을 직시하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열흘 전 한미FTA 비준을 촉구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편지에 전전긍긍만 하던 한나라당이, 정무수석의 이념 편 가르기 편지에 화들짝 놀라 공격개시를 선언한다면 자존심도 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한 뒤 “야당과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한미 FTA를 결국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이명박 정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외톨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 정무수석은 전날 한나라당 168명 의원 전원에게 보낸 한미FTA 관련 독려편지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는 한나라당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가치는 타협으로 변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싸워 획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8년 광우병 사태에서 거짓이 어떻게 진실을 압도하는지 똑똑히 목격했다”면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후손의 미래를 결정할 선택의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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