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없는 지도부의 통합은 당헌당규 무시한 쿠데타”

민주당 소속 의원 30여명이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야권통합 방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박주선 최고위원을 포함해 강창일, 박기춘, 조경태, 김영록, 김희철, 장세환, 이윤석 의원 등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의원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안에서는 상처가 곪아터지는데도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통합, 당헌·당규가 무시된 채 추진되는 통합, 민주당이 공중 분해되는 식의 통합에 결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합의 대의와 명분으로 특정세력 몰아주기, 정파별 지분누기 같은 청산돼야 할 구시대적 망령들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당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 당내 의견수렴 과정 없이 통합의 권한이 위임된 바 없는 지도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강행처리 되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 “자칫 민주당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가 민주당 당원은 물론 전통적 지지층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번져가고 있다”며 “민주당은 왜소화되고 혼란과 분열에 휩싸이고 있는데도 통합의 대의만으로 이러한 것이 모두 무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품정당을 만드는 이유와 목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헌 당규를 무시한 쿠데타가 일어나고 있다. 민주주의 시국에서 비상계엄 시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실체가 불분명한 몇몇 사람을 위한 신설 합당식 통합은 민주당의 소멸을 가져올 것”이라며 “통합은 분명한 원칙과 기준 아래 상식적이고 순리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전당대회를 위한 당권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한편, ‘민주당을 사랑하는 모임’은 이날 지도부의 통합방식에 대한 반대성명을 채택하고 현재 30여명의 의원들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원 과반수인 45명까지 서명을 받은 뒤 23일 열릴 중앙위원회에서 명단을 공개하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압박할 예정이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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