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국민 뜻 무시” 野 강력 반발…

▲ 한나라당 의원 22일 오후 140명이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가운데 경찰들이 국회 본청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서울=뉴시스>

박희태 국회의장이 22일 오후 국회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원총회 직후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정책의총을 갖고 소속 의원 169명 가운데 138명이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전 대표도 합류했다.


여권 관계자는 “본회의가 24일로 예정돼 있지만 정기국회 회기 내에 정족수를 채우면 언제든지 본회의를 열 수 있기 때문에 오늘 본회의를 열고 비준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이 기습적으로 본회의장을 점거한 데에는 전날 당 지도부 회의에서 ‘23일 표결처리’을 확정했고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 간에 최종 협상이 결렬되면서 당 지도부가 단독 표결 처리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안과 함께 이행 법안 14개를 일괄 처리할 것으로 보여 야당의 한다는 방침이어서 정국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FTA 비준안과 이행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야당의 거센 반발로 내년 예산 심의를 비롯한 정기국회 남은 국회 일정을 보이콧할 것으로 보여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고 형식적이나마 4시까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에 대한 심사를 마쳐줄 것을 여야에 요청해둔 상태였다.


현재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며 뒤늦게 본회의장에 입장한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이렇게 비준안을 강행처리하면 안 된다”고 강력 성토했다.


이 와중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 안에 최루탄을 터트려 연행되는 등 물리적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질서유지권이 동원된 국회 본청 정문 앞에는 경찰들이 배치돼 국회의원을 제외한 국회 보좌진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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