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패권을 둘러싸고 끝내 격돌하고 말 것인가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1930~40년대 초 미국과 일본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대결하던 중 결국 전쟁으로 치달았던 불행한 역사를 상기케 한다.

일본은 1930년대초 만주 괴뢰국 수립, 상하이 침탈, 1939년~40년 베트남·버마·싱가포르 침공 등으로 미국의 태평양 연안 안보를 위협했다.

미국은 일본 팽창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석유와 고철 등 전쟁물자 판매를 중단했다. 일본은 그에 반발해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을 자행, 자멸의 길로 들어섰다.

그로부터 70여 년 만에 미국은 똑같은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묶여있는 틈을 타 이 지역으로 패권을 확산시켜 갔다.

어느새 일부 국가들은 미국보다는 중국 비위맞추기에 바쁘다.

중국은 항공모함 ‘스랑(施琅)’의 시험 항해에 들어갔고 미국 전역을 때릴 수 있는 핵 미사일 부대도 증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일본, 필리핀, 대만, 베트남과의 영유권 분쟁에서 경제력과 무력을 앞세워 압박한다.

여기에 미국이 정면으로 맞섰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주도하면서 경제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나섰다. 미국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오스트랄리아, 베트남, 등과 안보협력 강화에 들어갔다. 미얀마와의 관계개선에도 공을 들인다. 미국 해군은 오스트레일리아 북단의 해군기지를 사용키로 했으며 2500명의 해병대를 파견키로 합의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17일 오스트레일리아 국회 연설을 통해 “미국은 태평양 국가이고 그래서 여기에 머물 것”이라며  “평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을 겨냥한 대목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군의 오스트레일리아 주둔과 관련, “이 시점에서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것이 적절한 처사인지…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반발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1930~40년대 미국과 일본이 2차대전으로 치닫던 어두운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두 나라는 1950년대 초 한반도에서 처절하게 싸운바도 있었다. 물론 오늘날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1930~40년대의 미·일 관계와 다르다. 하지만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두 강대국들이 맞선다는 시각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와도 같은 느낌이다. 21세기의 대재앙을 몰고 올수도 있다.

아직 중국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도전하기에는 약하며 경제적으로도 상호 의존관계에 있다. 하지만 1930년대 일본도 미국에 맞서기엔 허약했지만 전쟁으로 치달았음을 상기하면 불안하다.

중국이 국수주의에 젖어 1930~40년대의 일본처럼 오만방자해지면 도발로 폭발할 수 있다. 중국은 일부 양식있는 자국 지성인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국 인민대학 미국연구소 소장인 시인홍 교수는 중국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갑자기 이 지역 국가들의 인기와 지지를 얻게 된 원인부터 알아야 한다”며 “중국이 주변 국가들에게서 좋은 이웃으로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2대 경제대국, 3조달러 외화보유, 무인 우주선 우주도킹 성공 등에 고무돼 설쳐대서는 안 된다.

시인홍 교수의 지적대로 주변국들은 중국의 팽창을 환영하지 않고 경계한다. 중국은 은인자중하는 것만이 1940년대의 일본 같은 불행을 피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평화롭게 공생공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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