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단 조기 구성· 당헌당규 개정·범보수 여권 총결집 역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8일 오후 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 이후 공황상태에 빠진 당을 추스르기 위해 '혁명에 준하는 총선 준비 구성'과 '내년 2월 재창당'이 골자인 쇄신안을 발표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1 총선에 대비한 총선기획단을 조기에 구성하고, 당 쇄신을 위한 재창당준비위원회 발족해 내년 2월께 재창당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현역 의원 전원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한국 정당사에 보기 어려울 만큼 강도 높은 공천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내놓은 당 쇄신 로드맵은 의원총회에서 나온 쇄신안을 중심으로 주요 당직자·사무처 쇄신안 등을 종합 검토한 것으로 기본 틀을 4가지로 압축한 것이다.   

이른바 홍준표 쇄신안총선기획단 조기 구성 재창당준비위 발족, 2월 중순 재창당 대선주자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범보수 여권 총결집 등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홍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두고선 20여만 당원들이 선출한 대표로서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사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총선기획단에 대해선 예산국회 직후 총선기획단을 구성해 현역의원 전원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자기희생적이고 과감한 인재영입을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전략 공천 나가수 방식 도입, 정책쇄신기획단 설치 

또 공천 절차와 관련해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도덕성에 문제가 있거나 자질 미달일 경우 원천적으로 공천 심사에서 배제하겠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 공천 방식을 두고선 나는 가수다형태로 후보자를 선발하고 개방형 국민참여경선(오픈 프라이머리)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의사를 내비쳤다.  

아울러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을 한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일체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똑같은 기준으로 전원 재심사를 받는 것은 물론, 당외 인물로 재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부적격 인사의 경우는 공천 심사 전에 정리하는 2단계 심사를 거치겠다는 것이다.  

재창당 시기에 대해선 내년 2월 중순 재창당을 통해 14년 전통의 한나라당을 허물고 당을 완전히 새로 건축하겠다고 했다. 당명 변경과 정당 구조와 방식, 역할 등을 모두 새로운 시스템으로 갈아엎고, 특히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내년 총선에서 실질적 전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당헌 당규를 개정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당헌 당규 개정 이유로는 “16개월 전부터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 돼 있지만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권주자들이 총선을 앞두고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여전히 홍 대표 체제를 거부하며 당 해체하고 재구성해야 한다는 반발에는 당의 모든 자산과 건물이 국고 귀속된다. 말하자면 당이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 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모든 힘을 끌어모아 재창당 작업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기존 정강·정책·노선도 전면 재검토하고 이를 수렴하기 위해 범 보수여권 총결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재창당 취지에 걸맞게 당의 정강, 정책, 노선,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겠다성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고 사회적 정의가 구체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덧씌워진 부자정당, 기득권정당, 수구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씻어내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정당이 되도록 각계 전문가들을 참여시키는 정책쇄신기획단을 설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보수 여권 결집을 위해선 한나라당과 사실상 노선과 정책이 거의 같거나 함께 할 수 있는 제세력의 총결집이라는 범여권의 대동단결 추진을 천명했다.  

홍 대표 시도는 권력투쟁 쇄신대상 

한편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날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권력투쟁을 할 시간이 없다고 밝힌 홍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것 자체가 권력에 대한 집착이라고 지적했다.  

원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 체제가 계속 유지되면 탈당도 불사하겠느냐는 질문에 한나라당의 낡은 틀을 해체하고 새 출발을 하는 일을 저의 평생 과업으로 보고 최선을 다하겠다. 다들 신당을 만들어 옮긴다면 저는 마지막 사람이 될 것이라며 홍 대표의 시도야말로 권력투쟁이고 쇄신 대상라고 비판했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