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9일 “한나라당이 지리멸렬하게 된 책임은 친이-친박 계파수장들에 있다”고 직격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지리멸렬하게 된 원인은 친이ㆍ친박간 고질적 계파갈등에 있다. 그 원인을 제공한 분들이 계파의 수장들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내에서 전직 대표를 포함한 ‘MB정부 실세 용퇴론’에 대해선 “전직 대표가 책임이 없을 수는 없지만 제가 책임이 있다면 이러한 계파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데 커다란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런 뒤 당내에서 비대위원 중 자격 미달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김종인ㆍ이상돈 비대위원에 대해 거듭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상돈 비대위원에 대해 “지난 2007년 이회창 전 총재가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당시 그를 도운 사람”이라며 “많은 분이 이 비대위원을 ’보수의 배신자’라고 한다더라”고 말했다.

또 김종인 비대위원을 두고선 “박 비대위원장은 2004년 대표 취임연설에서 ’부정부패 연루자는 보호하지 않고 유죄확정시 영구제명하겠다’고 말했다”며 “자격 없는 위원들이 하면 쇄신도 안 되고 박 비대위원장도 상처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근혜 비대위’가 추진하고 있는 당 쇄신 방향과 관련해선 “어려운 상황이라 전당대회를 하지 않았는데 정상적 절차는 아니다”며 “전대를 하면 당의 분열이 온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당이 지금 더는 분열될 수 없을 정도로 분열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2008년 전대 돈봉투 살포 사건에 대해선 “그런 이야기들이 그때 있었다”며 “한나라당이 어렵고 살아야 하는 때이니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면 다음에 해도 되지 않을까”라며 에둘러 답변을 회피했다.

<고동석 기자>kd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