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대학동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이하결(24, 화학생물공학부)씨 외 20여 명이 디도스 사태의 청와대 개입에 대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연석회의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대 학생 3300여 명은 11일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이날 오후 1230분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도스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온·오프라인 서명 운동을 벌인 결과 모두 3334명의 학생들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문 낭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행위다청와대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에 따라 이번 사건의 실체를 전 국민 앞에 직접 밝히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개 비서가 단독으로 범행을 계획 실행했다는 경찰의 중간 수사 발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며 사법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시국선언을 처음 제안한 이하결(23· 화학생물학부) 씨는 이번 시국선언은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회문제에 대해서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디도스 사태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총선까지도 계속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고려대 총학생회가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6 재보선 당일 발생한 투표방해공작의 정황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연세대도 지난 9일 서울 연세대학교 내 이한열 동산에서 디도스 관련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디도스 사건 관련 시국선언은 이미 카이스트, 전국대학교총학생회모임 등이 참여하는 등 전국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거주 한인 단체까지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 10국외 거주 및 체류 한인연대 시국선언 모임은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진상규명과 특검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모임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와 국외 대학 연계활동은 물론 국외 인권단체, 시민단체 등과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지난 9일 디도스 공격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디도스 사이버테러 특검 법안을 제출하고 한나라당의 여야합의를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같은 날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오는 13일 본회의 개최를 거부해 사실상 특검법을 반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종현 기자>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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