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벌가 2·3세들이 부모들에 의해 잘못 교육되고 있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일부 재벌들이 2·3세들에게 개척이나 도전정신을 가르치기보다는 쉽게 돈 벌이하는 요령이나 일러준다.

일부 재벌들은 2·3세들이 외국의 유명 브랜드를 수입해 자기들의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 유통망을 활용해 손쉽게 돈을 벌게 한다. 일부는 빵집, 커피, 김밥, 순대 사업까지 손을 대게 했다. 그러나 재벌들이 골목 상권까지 침해한다는 비난이 최근 거세지자 마지 못해  철수하기 시작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의 손녀 장선윤 블리스 대표는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을 들여와 롯데백화점에서 영업하던 중 포기키로 했다. 두산그룹도 계열사를 통해 커피 사업을 벌이다 철수하기로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정성이 씨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고문을 맡고 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오젠‘을 운영하고 이 오젠은 그동안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과 제주해비치호텔 등 2곳에서 매장을 운영한다. 샌드위치나 김밥 등을 판매하는 사내 매점 성격의 편의시설이다. 이 매장도 뒤늦게 포기키로 했다.

부모 기업에 의탁해 개인 사업을 벌이는 재벌 2·3세들은 도전적이며 창의적인 기업정신보다는 의존적인 의타심만 키우게 된다. 어느 재벌 총수는 자식을 과보호하기까지 하다 법정에 서기도 했다.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술집에서 아들을 때린 술집 종업원들을 자신의 경호원 10여 명과 함께 찾아가 마구 구타했다. 그 폭행으로 김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 그리고 사회봉사 명령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자손들에게 자기 기업에 기생해 돈을 쉽게 벌게 한 재벌이나 자식이 술집에서 얻어맞았다고 해서 쫓아가 보복한 행태는 이 나라 재벌들이 자식들을 잘못 키우고 있음을 반영한다. 나약하고 오만방자하게 잘못 길들인다. 국민들로부터는 경멸의 대상으로 전락된다.

하지만 미국의 재벌들은 자식들을 그렇게 키우지 않는다. 세계적인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도 그들 중 하나이다. 버핏 회장은 장남 하워드가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는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그렇게 하도록 했다. 버핏 회장은 “내가 산 땅에서 경작해도 좋다.”며 “임차료는 시세대로 내야 한다.”고 했다. 하워드는 35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

둘째 아들 피터는 영화 사운드트랙에 음악을 넣는 작곡가이다. 피터는 “내가 행복한 것은 최고 부호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음악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딸 수전은 2006년 부엌이 너무 낡아 리모델링을 하고 싶다며 아버지에게 4만1000달러(4600만 원)를 빌려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멀쩡한 부엌을 왜 뜯어고치려 하느냐”며 돈 대신 핀잔만 주었다. 그러면서도 버핏은 자기 재산의 85%에 달하는 390억 달러(43조 원)를 자선단체에 내놓았다.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도 재산 560억 달러(60조6000억 원) 중 자식 셋에게는 각기 1000만 달러(108억 원)씩만 물려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찾아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재벌들도 자손들이 부모 기업에 기생해 쉽게 돈 벌도록 끼고돌지 말아야 한다. 나약하고 비굴하며 오만방자한 좀생이 인간으로 퇴화시킨다.

재벌 뿐 아니라 돈 꽤나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남들과 1대 1로 당당히 경쟁에 뛰어들어 이겨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만이 자손들도 큰 재목으로 크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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