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0일 검찰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혹하게 했던 것처럼 박희태 전 의장도 형평성에 맞춰 조사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이만섭 전 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검찰에서 불러서 대질심문까지 시키고 이러지 않았느냐"며 "그러니까 (박 전 의장도) 형평의 원칙에 의해서 공정하게 해야된다"고 노기 어린 심기를 드러냈다. 

이 전 의장이 언성을 높인 것은 '검찰이 박 전 의장에게 예우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프로그램 진행자의 말 때문이었다. 그는 "그건 (예우를 갖추는 것)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도 수차례에 걸쳐 엄정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 의장의 사퇴에 대해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만 둔 건 다행"이라며 "내가 놀란 것은 돈 봉투 사건에 청와대의 정무수석이 개입이 됐다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라고 혀를 찼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에는 "미국에서 빌 게이츠가 그렇게 인기 있다고 해서 이번에 대통령선거에 나간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안 교수가 젊은이들의 존경받는 존재로 남아 있는 게 본인이나 사회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평가하는 대목에선 "그 양반을 모두가 인품이 훌륭하고 겸손하다고 칭찬들을 많이 하는데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며 관심을 보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 후광을 잘 관리했다는 건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또 비대위를 맡아서 여러 가지 당내 어려운 걸 극복해 나가는 걸 보면 '상당히 한 단계 성숙한 정치인이 됐구나'하고 느낄 때가 있다"며 치켜세웠다. 

<고동석 기자>kd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