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풀어가지고…” 이어 이번엔 노인비하 발언 논란

<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사진)의 막말 파문이 4.11 총선을 앞두고 야권을 통째로 집어삼킬 최대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전날 고심을 거듭하며 대책회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후보는 4일 자신의 블로그에 1분 53초 짜리 동영상을 게재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 동영상에서 김 후보는 “8년 전 기억도 못한 사건이지만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내가 한 말인가를 의심 할 정도로 저도 당황스러웠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는 “이유나 변명을 대지 않겠다. 그 음성은 분명 제 음성이고, 제가 한 말이다. 어린 시절 치기로 돌리지 않겠다”며 발언 사실을 시인했다.

이어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게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19금을 표방해놓고 누가 더 적나라하게 말을 하느냐로 낄낄대며 자랑하던 때가 있었다”며 “돌이켜 보면 그 외에도 부끄러운 과거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런 뒤 “모두 반성한다. 새로 태어나겠다. 지난번 비키니 사건 때 정봉주 전 의원님이 보낸 편지가 다시 생각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순간부터 김용민은 지난 과거를 반성하면서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공식 사과가 나오기까지 민주통합당을 옹호해온 소설가 공지영 씨와 서울대 조국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동영상 사과문을 등떠밀려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앞서 공지영 씨는 이날 트위터에 “김용민 실언을 들었습니다. 귀를 의심할 수밖에요. 그것이 7~8년 전의 것이라고는 하나 그때에도 여성과 인권에 대한 상식의 선은 있어야 했습니다. 인간 김용민에게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저는 그의 무거운 사과를 요구합니다”고 글을 올려 김 후보의 사과를 종용했다.

또 조국 교수 역시 “김용민 후보의 과거 동영상 발언을 접하면서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하고 우리 삶에서 인권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됩니다”고 일갈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발언 수위가 워낙 거칠고 상식 이하의 수준이라는 점에서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통합, 서울권 초박빙 판세 찬물 '전전긍긍'

가뜩이나 초박빙이 예상되는 서울권 표심에 김 후보의 발언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어서 불법사찰 파문으로 여권 공세를 강화하고 총선 정국이 다시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당 선대위에서도 이번 막말 파문을 추스를 뾰족한 수가 없다보니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그런데도 지난 1일에 이어 추가로 김 후보의 막말 발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된 녹음파일이 나돌고 있다.

음성 파일은 과거 인터넷방송인 ‘김구라ㆍ한이의 플러스18’ 코너에 김 후보가 출연해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고 발언한 것.

당시 방송에서 김구라 씨가 “시청역 앞에서 오버하고 지랄하는 노친네들이 많은데요. 사람들 다스리는 법이 없을까요?”라고 묻자, 김 후보는 “지하철 시청역 같은데는 한 4층 정도 지하로 내려가야 하잖아요? 이 계단을 하나로 만드는 거에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 없애고 그러면 엄두가 나질 않아서 시청을 안 오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라고 답해 노인비하 발언으로 비난 여론이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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