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특검은 시간끌기…박근혜 청와대와 한통 속”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은 4일 민주통합당이 총선 후 불법사찰 청문회에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출석할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 “저를 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안양에서 열린 합동유세 연설에서 “불법사찰을 저에게 했던 전 정권 사람들이 피해자인 저를 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을 해야 되는 정치가 이렇게 폭로 공방으로 가는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불쾌함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불법사찰과 관련해선 “진실 규명을 확실하게 할 것은 특검 뿐”이라며 거듭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전 정권에서 사찰을 하지 않았다면 왜 무엇이 두려워서 이 특검을 거부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야당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선거에 이 불법사찰을 이용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11일 총선이 끝나면 바로 청문회를 개최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출석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박 선대위원장이 말하는 특검은 시간끌기로 본다”며 “박 선대위원장은 민간사찰이 '더러운 정치'라며 단절한다고 하지만 청와대와 입을 맞춰 특검을 하라며 한통 속이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으로는 엄밀한 조사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뒤 재차 “일주일 후 '이명박근혜' 정권과 국민사찰 4년의 새로운 심판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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