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 김경희 실질적인 2인자, 장성택 섭정 가능성은 희박”

▲ 북한 지도자 김정은(가운데)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노동당 당대표자 회의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김정은은 이날 제1 비서로 추대됐다고 북한 국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평양=로이터/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북한 김정은이 12일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된 데 이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명실상부 최고 권력으로 3대 세습 지도체제를 공식화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노동당 규약과 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세칙에 따라 노동당 제1비서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됐음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정은이 군부는 물론, 당권으로 대변되는 국가 수반의 지위를 공고히 한 것으로 3대 세습을 마무리한 것이라는 관측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후견인 역할을 수행해온 고모와 고모부인 김경희와 장성택 외에 자신을 보좌할 엘리트 파워들로 최룡해와 김정각, 현철해의 위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룡해는 당중앙위 근로단체 담당비서로 군대와 사회의 청년동맹원들의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이끌어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서울>이 대북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룡해는 김정은이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되기 전인 지난 7일 당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공동 결정으로 차수 계급으로 승진하고 북한군 3대 상설조직 중 가장 중요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직에 임명됐다.

김정각은 지난 215일 차수로 승진하고 당대표자회 개최 전에 인민무력부장직에 올랐다. 현철해 역시 차수에 승진된데 이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겸 후방총국장직으로 김정각을 도와 김정은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김정일의 측근임에도 불구하고 인민무력부장에서 해임된 김영춘은 당중앙위 부장직을 맡은 것으로 미뤄볼 때 당분간 군부에 대한 당중앙위 통제 역할을 서서히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에 들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북한 정치 권력 변화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실질적인 제2인자로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 <출처=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 제공>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김경희가 김정일의 유언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음으로써 김정일 사후 권력이 김정은에게 이양되는 과정에서 북한의 파워 엘리트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경희는 당중앙위 비서직에 선출돼 비서국에서 조직비서에 상응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김정은을 당적으로 보좌하고 김정일의 모든 자식과 식구들을 끝까지 돌보는 것은 물론, 국내외 모든 자금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성택에 대해선 김정은 보좌할 엘리트들 중 김경희 다음으로 장성택의 이름이 두 번째로 언급된 것은 다른 간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중시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우월적인 직위를 부여받고 있지 않다김정일 사후 섭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성택은 올해 김정의 공개활동에 북한의 파워엘리트 중 가장 빈번하게 수행함으로 써 김정일의 유언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는 것으로 볼 때 위상이 높아졌고, 앞으로도 김정은을 당적으로 보좌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도 판단했다.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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