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항마’ 부재 속 안철수 급부상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3일 전남대학교를 방문한 가운데 수 천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몰리면서 잠재적 대권주자인 안 원장에 대한 관심을 확인케 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전남대 대강당에서 특강을 펼치고 있는 안 원장의 모습.<사진출처=뉴시스>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하고 야권이 완패하자 올 연말 대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선 전초전이라 불린 4·11총선에서 ‘선거의 여왕’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원내 제1당은 물론 과반수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 여권에서는 ‘박근혜 1인 체제’가 더욱 확고히 굳혀졌고, 야권의 인물부재는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특히 민주통합당 유력 대권주자로 지목되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PK(부산경남) 전진기지가 사실상 무너졌고 ‘친노(노무현) 돌풍’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면서 ‘문재인 대망론’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안철수 원장은 야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권 잠룡’으로 떠올랐다.

대표적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4·11총선 결과를 접한 후 1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안철수가 나올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야권이 처한 현 상황과 안 원장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중도층과 무당파를 지지기반으로 하는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 입장에서 봤을 때 무엇보다 절실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등 당내 유력 대권주자들과 함께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써도 그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선을 앞두고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또한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대안으로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을 주저 없이 지목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안철수 조기 등판론’도 거론된다. 그간 정치적 행보에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던 안 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참여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쳐 사실상 대선출마를 결심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총선 전 서울대 강연을 통해 “지금 있는 분들이 잘해 준다면 내가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으나 이후 경북대 강연에서는 “사회를 위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그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좀 더 진일보적인 발언을 했다.

더욱이 총선 정국에 들어선 후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 인재근, 송호창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야권에 기울인 행보를 보이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대선을 8개월 앞둔 상황에서 야권의 대권주자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안 원장이 ‘박근혜 대항마’로서 향후 조기 등판론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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