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당선자 당 윤리위 회부 사실상 출당 조치 수순밟기

▲ [일요서울 | 정대웅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만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키지 않는 당선자가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당선자들은 저와 함께 국민약속 챙기는 것을 최우선 과업이자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런저런 문제들과 잡음들이 있는 것 같다"며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의 성추문과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 운을 뗐다.

그런 뒤 "새누리당이 또 민생과 관련 없는 일로 갈등·분열을 겪으면 정권 재창출로 가기 전에 국민들이 우리를 심판할 것"이라며 여론 악화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또 "과거 탄핵 때와 이번 총선에서 두번에 걸쳐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고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부탁드렸다""앞으로 또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고 기회를 달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두 당선자로 인한 논란과 파문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수습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앞서 그는 지난 16일 비대위 회의 직후 문 당선자의 문제를 두고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당이 (처리)할테니 더 되풀이 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유야 어찌됐던 박 위원장으로선 이번 일로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여론이 불리해지니 스스로 말 바꾸기를 한 셈이 됐다.

문대성, 윤리위 회부 엄정하고 신속 처리

이날 비상대책위 전체회의 직후 황영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대성 당선자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황 대변인은 "어제 김기춘 윤리위원장이 문 당선자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키 위해 윤리위 소집을 요구해 빠르면 내일 개최될 것이라며 윤리위에서 엄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윤리위는 수일 내로 문 당선자의 논문 검증 결과와 상관없이 출당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민대에도 표절 심사를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문 당선자의 탈당 회견 취소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 꼴이 됐다. 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들끓고 있다보니 윤리위 회부는 사실상 출당 조치를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전날 밤 이상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 당선자가 당에 스스로 탈당 의사를 전해 와 그렇게 될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탈당하지 않겠다고 해 큰 혼선을 빚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영남권 친박 의원들 일각에서 박 위원장에게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새어나오고 있다. 총선 전부터 박 위원장이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는 당 안팎의 볼멘 비판이 간헐적으로 흘러나온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이한구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 친박-() 친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참 좋지 못한 것"이라며 "그것은 속칭 친박이 대외적으로 자제해야 될 일 많이 있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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