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판도라 열어보니, “박근혜와 7인의 공천 아바타”

▲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4·11 총선이 박근혜 승리로 끝난 지 보름이 지났다. 하지만 문대성, 김형태 탈당 등 공천 후폭풍은 여전하다. 문대성 당선자의 경우 PK 공천과정에서 박근혜 아바타를 자처하며 공천 막후 역할을 한 현기환 의원 책임론까지 일고 있다. 김형태 당선자의 경우에는 TK 지역 막후에서 공천을 좌지우지한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이처럼 영남권 당선자들에 대한 공천 잡음이 일면서 전국적으로 박근혜 위원장을 대신해 공천 막후 역할을 한 친박 아바타 인사들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 막후 인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18대 총선이 친이명박계에 의한 친박 공천 대학살이었다면 19대 공천은 친박근혜계가 공천권을 행사해 친이 대학살을 일궈냈다. 그나마 18대에선 친박과 친이간 ‘나눠먹기 공천’이 어느 정도 존재했지만 이번 총선은 철저하게 박근혜 사람 위주로 이뤄졌다. 오히려 친박내 신친박과 구친박간 공천 다툼이 벌어질 정도였다.‘박근혜’를 내세우며 공천권에서 막후역할을 한 인사로는 전국적으로 7~8명의 인사들이 공천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적으로 보면 서울 권영세 경기 홍문종, 유정복 충청 강창희 대구·경북 최경환, 부산·경남 서병수·현기환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박심을 등에 업고 막후에서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꽂으면 된다’는 영남권의 경우 공천권을 행사한 친박 실세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경북 포항 남·울릉의 김형태 당선자의 ‘제수 성추행 의혹’, 부산 사하갑의 현기환 의원 지역구를 물려받은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 또한 부산 수영의 유재중 당선자의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공천에 직간접적으로 공천권을 휘두른 서병수, 현기환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제대로 검증을 한 공천이었냐는 의구심이다.

박심 업은 공천 실세들 ‘권력 핵심’부상
특히 PK 공천과정에서 지역적 맹주자리를 노린 서 의원은 ‘박근혜 부산 남자’가 되기위해 공천과정에서 막판까지 김무성 의원의 공천을 유보했고 결국 ‘공천 탈락’시킨 막후 인물로 여권내에서 지목받고 있다. 급기야 김 의원이 ‘백의종군’한 배경 또한 막판까지 공천이 유보됐기 때문이며 서 의원의 ‘경쟁심’이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서 의원은 원내대표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차기 부산시장 등 정치적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공천에서는 ‘떠오르는 박의 남자’로 불리는 3선의 최경환 의원이 공천 막후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제수 성추행 의혹’을 받고 탈당한 김형태 당선자에 대한 책임론도 동시에 받고 있다.

또한 최 의원은 대구·경북에서 공천을 통해 ‘자기사람’을 적잖이 심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공천에서 입김을 발휘해 TK에서 ‘박근혜 실세’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내대표나 사무총장으로 중용될 것으로 당내에서 보고 있다.

충청권은 친박내 최다선이지 ‘충청권 박근혜 좌장’으로 불리는 6선의 강창희 의원이 공천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육사 출신의 강 의원은 박 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생활할 당시 ‘정치 사부’를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친분이 깊다. 또한 17대 ‘탄핵 열풍’속에 치러진 총선전 강 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당권 출마’를 권유해 최종 결심을 한 일화도 유명하다. 강 의원은 이런 기세로 당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하반기 국회의장직도 보장된 상황이다. 반면 ‘5공 인사’, ‘신군부의 막내’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동시에 받고 있다.  

한편 총선에서 유일하게 야권에게 패한 수도권 공천이지만 친박 인사들의 공천권 영향력은 막강했다. 서울의 경우 권영세, 이성헌 그리고 경기도의 경우 홍문종, 유정복 4인방이 ‘박심’을 통해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 전언이다.

권 의원의 경우에는 사무총장으로서 외부공심위원과 함께 실질적인 공천 실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 사무총장은 조용하게 자기 사람을 서울 지역에 공천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부 공심위에서 비토를 놓을 경우 ‘박심이다’고 압박을 통해 공천권을 행사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공심위원, “툭하면 박심이라 했다”
실제로 새누리당 한 외부 공심위원은 “바깥에서 있다가 15일만에 당에 들어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친박 핵심들이 몰래 불러서 ‘박근혜 뜻이다’하면 박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4선에 도전한 권 사무총장은 친박계중 ‘떠오르는 신흥 주자’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됐다면 당권뿐만 아니라 원내 사령탑에 차기 서울 시장 후보까지 노릴 수 있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위촉된 권 사무총장은 대선 캠프에서 박근혜 네거티브 방어팀이라는 중책을 맡을 것이란 말이 돌고 있다. 

경기도에는 3선의 의정부 홍문종 의원과 재선의 군포의 유정복 의원이 경기도 공천에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선의 홍문종 의원의 경우 경기지역의 ‘박근혜 좌장’으로 공천과정을 통해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는 평이다. 차기 경기도 지사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까지도 마련했다는 평이다.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 당선자는 옛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2006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도내 후보자들의 압승을 이끌었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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