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1년 11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52·사진)이 지난 2009년 이재현 CJ그룹 회장(52)으로 부터 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서 향응을 받았다는 경찰 내사문건이 언론에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자리에는 여성 연예인도 접대부로 함께했으며, 이 회장이 낸 하룻밤 술값만 수천만원(봉사료 포함)에 이르는 것이 파악됐다.

[서울신문]이 24일 단독입수, 보도한 ‘CJ그룹 회장과 정부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라는 제목의 A4용지 5쪽 짜리 문건에는 2009년 곽 위원장이 이 회장에게 향응을 접대 받았던 정황을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 문건의 내용은 2009년 10월8일 전속 연예인을 주점 접대부로 고용시켜 기업인 등에게 성접대를 강요하고 봉사료를 갈취한 연예인 기획사에 대한 범죄첩보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을 살펴보면 “연기자 A씨 등 5~10명은 기획사 대표의 강요로 2009년 6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약 2개월간 강남구 청담동 소재 일명 'CJ 파티장'으로 불리는 룸살롱에 접대부로 종사했다”면서 “당시 CJ그룹 회장 이재현과 일행인 미래기획위원장 곽승준의 술자리에 6~7회 가량 접대부로 동석했다”는 것.

이와 함께 “위 주점에서 곽승준 위원장과 이재현 회장은 존칭을 생략한 채 '삼촌(이 회장), 조카(곽 위원장)'로 칭하는 등 상호 친분을 과시하며, 주로 미디어법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었다"고 자세히 설명돼 있다.

사정당국은 문제의 문건이 보도되기 전부터 경찰이 2009년 10월 ‘연예인 접대부 사건’과 관련해 연예기획사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의 회동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팀에서는 관련 내용의 진위 확인을 위해 연기자 등 관련자와 직접 대면하여 사실 관계를 확인한 사실이 있다”문건에 직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곽 위원장의 부도덕한 행동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는 것은 논란거리다.

한편 CJ 측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함께 다녔고 어렸을 때부터 잘 알던 사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라며 "2009년부터 어떤 대가를 바라고 이뤄진 부적절한 자리인 것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편하게 술 한잔 할 수 있는 관계"라고 해명했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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