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민 안심할 확실한 정보 확보 때까지 수입중단”

▲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6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미국 젖소의 광우병 발병과 관련해 수입과 검역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제공)<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미국 젖소 광우병 발병과 관련해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들이 다시 4년 전 촛불시위를 지필 기세로 정부를 향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 여론은 물론, SNS 상에서 나돌고 있는 대정부 불신도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규용 농림식품장관이 27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규용,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하지 않겠다”

서 장관은 이날 경기도 용인의 검역 시행장인 강동냉장()을 방문해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검역 절차를 점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 장관은 미국 농무부로부터 광우병 발병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질의서를 이날 오전 10시 답변서를 받았다고 했다.

미 농무부는 해면상뇌증(BSE)이 발병한 미국 젖소는 생후 107개월 이상된 연령으로 질환 유형이 비정형 BSE이라고 해명하고, 이 젖소가 식품 가공용 체인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장관은 이를 들어 답변서를 검토한 결과 검역중단 조처를 내릴 이유가 없다. 미국 농무부 장관이 해당 내용을 이메일로 보냈으며, 공문도 함께 보냈다미국산 쇠고기 절반을 검사해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겠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육우와 한우를 포함한 도축물량이 38% 줄고 쇠고기 가격은 28%나 떨어져 농가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며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지 않는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의 5살 넘은 소는 돌연변이나 자연발생을 이유로 BSE에 걸리기도 하지만 유럽에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검역 물량은 전날 30% 수준에서 5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역학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할 지도 검토 중이다.

역학조사단을 파견하면 미국의 답변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추가로 해명하지 않은 12가지 사항에 대해 그 이유를 조사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가 답변하지 않은 사항 중에는 동거축(BSE가 발병한 소와 같은 축사를 쓰던 소)을 어떻게 조치했는지도 포함돼 있다.

서 장관은 내달 1일 국회에 출석해 검역중단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야 정치권을 이해시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러나 야권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즉각 수입 중단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정부는 국민의 위생과 안전보다 무역마찰을 피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된다역학조사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검역을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의 수입중단 보류 조치를 질타했다.

4년 전 대국민 약속과 다른 정부의 검역강화 조치

▲ 한국농민연대, 전국한우협회 등 농민단체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즉각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美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검역주권을 넘겨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과천=뉴시스>
앞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해서 대응해 나가겠다“(광우병이) 우리나라가 수입하지 않는 30개월령 이상 젖소에서 발생했고, 일본, 캐나다 등 주요 수입국도 특별한 제한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검역을 대폭 강화하면서 정확한 정보 파악을 위해 미국 측에 자세한 자료제공을 요청한 상태라며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085월 정부가 일간지에 게재한 광우병 관련 대국민 광고에는 국민의 건강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문구와 함께 정부가 책임지고 확실히 지키겠다4개항을 약속했었다.

광고 원안을 그대로 옮기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습니다 이미 수입된 쇠고기를 전수조사하겠습니다 검역단을 파견하여 현지 실사에 참여하겠습니다 학교 및 군대 급식을 중지하겠습니다등이다.

이를 기억하는 네티즌 여론은 MB정부의 불신으로 가득차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중단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은 인도네시아보다도 후진국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식탁 안전을 먼저 생각하라라는 들끓은 불만들이 5월에 다시 들 촛불을 기약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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