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과 MB 사이 방황하는 朴”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12년 대통령 선거를 대비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네거티브 방어팀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박 위원장이 권영세 전 사무총장에게 ‘네거티브 방어팀’을 구성할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9대 총선이 끝난 직후 ‘방어팀’ 사무실이 국회앞 L 호텔에 위치하고 있다는 소식마저 퍼지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음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당시 비공식적이지만 네거티브 방어팀에 핵심 역할을 했던 19대 김재원 당선자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스러운 얘기)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 진위를 알아봤다.

‘네거티브 방어팀’에 대한 실체는 지난해 8월 검사출신의 권영세 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것으로 처음 알려졌다. 권 사무총장은 사법연수원 15기로 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 검사를 지낸후 영등포에서 내리 3선을 한 인사로 국회 정무위, 정보위원장 등 전략통으로 알려진 인사다.

권 사무총장은 박 비대위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팀을 꾸릴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구받았고 아울러 팀장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네거티브 방어팀은 권 사무총장외에도 원외 인사인 이훈규, 유영하 변호사와 전현직 국회의원인 손범규 의원, 김재원 당사자가 핵심 멤버로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훈규 변호사의 경우 연대 법대를 졸업한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대검찰청 중수3과장, 법무부 중수1과장을 지냈고 법무부 검찰1과장도 거친 인사다. 18대 한나라당 후보로 충남 아산에 출마해 낙선했고 19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이 변호사는 CHA 의과대학 총장으로 임명되면서 현실적으로 ‘방어팀’ 참여는 물건너 가게 됐다.

권영세·유영하 주도적 역할?
유영하 변호사는 연세대 행정학과를 나온 검찰 출신의 원외인사다. 경기 군포에 2번 출마해 김부겸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고 19대 총선에선 민주당 이학용 후보에게 패배한 상태다. 유 변호사는 그 전까지 박 위원장의 ‘법률 참모’로 활동했고 이번 총선에서 박 위원장이 친박 인사중 제일 먼저 지역구를 찾아 지원유세를 할 정도로 친분이 깊다. 또한 박 위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과는 연세대 동문이다.

또 다른 인사로는 손범규 변호사가 존재한다. 역시 유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연대 동문으로 한나라당 법률지원부단장을 지냈고 대표적인 신흥 친박 인사다. 18대 총선에서 고양시 덕양을에 출마해 뱃지를 달았지만 19대 총선에선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와 접전을 벌여 고배의 쓴 잔을 마셨다.

박 위원장의 오랜 참모이자 ‘법률 대리인’인 김재원 당선자가 있다. 지난 2007년 박근혜 캠프에서 ‘대변인’ 역할을 맡았던 김 당선자 역시 ‘방어팀’의 핵심 인사로 꼽히고 있다. 이미 김 당선자는 박근혜 관련 소송 2건을 담당해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네거티브 방어팀에 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18대 총선에서 ‘박의 남자’라는 이유로 공천을 받지 못했고 이번 총선에서 80%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의 고지를 밟았다.

권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네거티브 방어팀 필요성이 제기될 당시 한 주간지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법률자문역을 맡고 있는 김재원 전 의원과도 네거티브 대응팀의 운영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돌아온 박 대변인’, “권영세 오버한다”
하지만 김재원 당선자는 5월 3일 <일요서울>과 전화 통화에서 “듣보잡”이라고 일축했다.

- 네거티브 방어팀이 본격적으로 활동한다고 들었다.
▶ 나도 네거티브 방어팀이 꾸려질 것이라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하지만 박 위원장뿐만 아니라 권 사무총장 누구에게도 나한테 의논을 하거나 제안을 받은 바 없다.

- 권 사무총장이 방어팀을 맡아 이끄는 것 아니냐.
▶ (권 사무총장이) 오버하는 거다. 아무론 실체가 없는 조직이고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조직이다.

- 방어팀 신설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느냐.
▶ 지금 박 위원장이 잘못한 것도 없는 데 왜 만드는 지 모르겠다. 오히려 내가 박 위원장 법률대리인으로서 소송 2건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방어팀이 존재하는 지는 모르겠고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있는 게 방어팀 역할 아니냐?

현재 김 당선자는 박근령의 남편 신동욱씨(구속)가 처남인 박지만 EG 회장을 무고하고 명예를 훼손한 건과 신씨가 같은 혐의로 처형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피소된 건 등 법정 공방에서 변호를 맡고 있다.

- 그럼 네거티브 방어팀 얘기가 왜 나왔다고 보는지.
▶ 한 마디로 듣도 보지도 못한 얘기다.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박 위원장이 지시를 한 것도 아니라고 들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네거티브 방어팀이) 필요가 없다. 네거티브 할 것도 없고 한다고 해도 꺼리낄 게 없다.

- 이미 검증을 다 받았다는 얘기인가.
▶ 2007년도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이명박 캠프가 ‘죽기살기’로 하질 않았느냐? 오죽하면 검증청문회에서 ‘숨겨진 아이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 ‘DAN 검사를 받겠다’고 말했겠느냐? 지금와서 거창하게 무슨 무슨 팀을 만들고 대응하는 것이 의아할 뿐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박근혜 위원장은 2007년 7월 19일 후보청문회에서 故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의혹들을 관련해 집중 질문을 받았다. 특히 ‘자녀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 DNA 검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며 충격 발언을 했다. 박 전 대표는 “내가 애가 있다는 말이 떠도는데 DNA 검사라도 받겠다”며 “그래야 그 자식의 부모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 대통령 경선을 앞두고 친이계 진영에선 ‘박근혜 한방론’을 흘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친이계가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 하지만 박 대표나 당내에서 ‘방어팀’에 들어올 것을 요청한다면 역할은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불필요하다는 게 내 입장이다. 박 위원장이 ‘네거티브 방어팀’을 주문한 게 사실인지 아니면 ‘자가발전’인지 친박 내 갑론을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친박 진영에선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정몽준 전 대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등 친이계의 연이은 대선 출마 선언을 접하면서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금명간 ‘왕의 남자’인 이재오 의원에 김태호 의원까지 가세할 경우 친이계의 ‘반박근혜 연대’가 본격화 될 공산이 높다.

특히 지난해부터 친이계 일각에선 ‘12월 박근혜 대세론은 끝난다’는 등 말이 여의도내에서 퍼졌던 적도 있다. 친박계에선 명칭이 어떻느냐 누가 주도적으로 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필요성’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동감하는 분위기다.

방어팀 구성 박근혜 3가지 걸림돌은
문제는 ‘Hi Risk Hi Return’(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이익이 높은 만큼 수익이 높다)의 자리인 만큼 박 위원장의 입장과 인적 구성이 중요하다. 현재는 후친박의 대표주자인 권 사무총장과 선친박의 ‘박의 대변인’인 김 의원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과거 ‘이회창 대세론’과 겹쳐져 있는 박 위원장으로선 ‘네거티브 방어’에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계 한 인사는 “이 대표 역시 대세론에 안주해 소극적이었고 권위주의적인 성격탓에 터놓고 얘기 못해 당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명박 후보는 BBK 방어팀에 적극 협조했고 그 결과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고 회상했다.

박 위원장의 ‘보이질 않는 인의 장막’, ‘내성적인 성격’ 그리고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미지가 자칫 네거티브 방어를 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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