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안철수와 지지도 차이 나면 단일화”

▲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정치권의 모든 시계는 연말 대선에 맞춰져 있다. 특히 정권탈환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총선패배 후 비상대책위 체제를 가동시키고 박지원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내달 치러질 당대표 경선과 대선후보 경선을 준비 중에 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일요서울]과 가진 창간18주년 특집 서면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큰 각오는 단연 대선승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탈환”이라며 그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李-朴 연대’가 특정진영 또는 특정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공정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6월에 치러질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를 선출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박정희 독재정치와 이명박 정권의 국정실패에 대한 두 가지 공동책임이 있다”고 일침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정치’와 ‘나 홀로 리더십’”이라고 박 비대위원장을 평가절하한 뒤 “대선경쟁 속에서 국민적 검증이 이뤄진다면 그의 실체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모든 것을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과연 원내대표가 실질적인 협상권과 결정력을 갖고 여야협상에 임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부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구민주계 진영에 ‘포스트 DJ’가 없다는 지적과 관련해 “호남지역에서도 ‘포스트 DJ’를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며 “나 역시 호남의 대표 정치인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본인의 끊임없는 도전과 인물을 키우려는 주변의 노력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며 “이번 전대에 호남정치인, 특히 젊은 정치인들이 적극 도전해 자신의 정치적 역량도 키우고 호남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력 대권후보로 분류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들어와 경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밖에서 독자적 행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리당 후보를 결정하고 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안 원장과 지지도에 차이가 있다면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다음은 박지원 비대위원장과의 서면인터뷰 일문일답>

-중요한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게 됐다. 각오가 있다면?
▲가장 큰 각오는 12월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이 승리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2차 투표에서 저를 당선시켜 주신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겸손한 자세로 독선과 독주, 특정세력의 독식 없이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매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127명 의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하겠다.

-새누리당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이한구 원내대표와 함께 대화와 타협을 통해 19대 국회를 원만히 출범시키고 국민을 위하는 국회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야당의 입장에서도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고 요구할 것은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새누리당도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한 가지 걱정은 새누리당은 모든 것을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과연 원내대표가 실질적인 협상권과 결정력을 갖고 여야협상에 임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점이다.

-당 비대위원장으로서 공정한 전대관리 역시 중요한 문제다.
▲비대위원장으로서 공정성과 중립성, 도덕성을 생명으로 알고 6월 9일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전당대회 룰은 전임 지도부에서 당무회의 의결까지 마무리해서 결정해 놨기 때문에 비대위는 정해진 규정을 합리적으로 적용해 전당대회를 치르는 역할을 하면 된다.

저를 비롯해 민주통합당 모든 당직자들은 당원과 국민이 참여해 전대가 축제의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전대이후 당대표가 선출되면 신임 당대표와 함께 우리당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를 선출하는데 주력하겠다.

-‘李-朴 연대’를 두고 당내 적잖은 비판이 있었다.
▲이해찬 고문과 논의한 것은 어떻게 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언제까지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으로 갈라져서 싸워야 하는가,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를 못하기 때문에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데 서로 공감했다. 특히 이해찬 고문이 ‘우리 두 사람이 당권을 놓고 경쟁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민주통합당의 한 축은 무너진다.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고 말씀했다.

그래서 제가 ‘혹시 특정인을 대선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이해찬 고문은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경우에도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씀했고, 이것이 제 평소 생각과 같았기 때문에 저도 이 고문의 진정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대를 두고 지분나누기라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경선 결과만 봐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 증명됐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 현장투표 30%와 일반국민과 당원의 모바일투표 및 현장투표 70%가 반영돼 새로운 당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어떤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저를 원내대표로 선출해 준 것과 마찬가지로 당원과 국민의 투표로 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당원과 국민의 뜻에 달려 있다. 대선후보는 더더욱 당연한 것이다.

-여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로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평가한다면?
▲‘한마디 정치’와 ‘나홀로 리더십’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공동책임이 있다. 첫째는 박정희 독재정권에서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역할을 했다. 그런 만큼 박정희 독재정치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

또한 이명박 정권에서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박 비대위원장은 여의도 대통령으로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해 왔다. 무능하고 부패한 이명박 정권의 국정실패에 대한 두 번째 공동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국정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 채 수수방관하다 결과가 나온 뒤에야 특유의 ‘한마디’로 이미지 정치만 하고 있다.

이것은 대통령을 하겠다는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아울러 박근혜 비대위원장 주변의 인물들도 그의 심중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주변의 지지 세력과도 소통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울리지 않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박 비대위원장은 제대로 된 국민적 검증을 받지 못했다. 과거 대선후보로 1위를 달리던 이회창 후보가 결국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것처럼 치열한 대선경쟁 속에서 국민적 검증이 이뤄진다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실체도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의 경선부정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우 안타깝고 난감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모든 것이 잘 해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야권연대의 한 축이지만 그래도 다른 당의 일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 다만, 모든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국민의 시각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한 점이 있으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바로잡으면 된다.

-구민주계 진영에 ‘포스트 DJ’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구민주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분들이 많다. 따라서 현역 정치인이 많지 않고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나 있기 때문에 딱히 대선후보라고 할 만한 분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호남지역에서도 ‘포스트 DJ’를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저 역시 호남의 대표 정치인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정치인은 본인의 끊임없는 도전과 인물을 키우려는 주변의 노력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도 호남정치인, 특히 젊은 정치인들이 적극 도전해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도 키우고 호남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력 대권주자로써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를 평가한다면? 아울러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모두가 훌륭한 분들이다. 그러나 저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고, 신임 대표가 선출되면 그 분과 함께 공정하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따라서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옳지 못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저는 어떤 대선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한 바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 원장 문제는 민주통합당에 들어와 경선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안 원장이 지금처럼 밖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주통합당은 감나무 밑에 누워서 안철수라는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당 후보들의 강력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당내 대선 후보를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다만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안철수 원장과 지지도에서 차이가 난다면 정권교체를 위해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