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와 대전·대구서 수감생활…“모든 걸 접고 떠나라”

▲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현장씨 <사진자료=뉴시스>
[일요서울|고은별 기자]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현장씨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강종헌(18번)씨가 “평양에서 밀봉교육을 받고 유학생의 신분으로 남한에 들어와서 활동한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며 강씨에게 “어서 빨리 너의 모든 행동을 멈추고 너의 조국으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씨는 14일 조갑제닷컴에 게재한 ‘못 잊을 나의 친구 종헌에게’라는 제목의 편지글을 통해 “남한에 머물면서 계속 자네의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 같으며 나는 내 조국을 지켜내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겠네”라며 고등법원에서 심리 중인 강씨의 간첩단 사건 재심에 증인으로 참석할 뜻을 밝혔다.

편지글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서울대 의대 간첩단 사건’으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이던 강씨와 대전․대구 교도소에서 함께 수감생활을 했으며 1988년 12월에 같이 출소했다.

김씨는 “공작선을 타고 평양에 가서 초대소에서 지도원과 함께 생활했다. 캄보디아의 시아누크 원수의 평양방문 때는 20m 떨어진 좌석에서 김일성 주석을 보고 왔다”며 강씨가 간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평양에 계시는 너의 지존과 너를 파견한 상부조직에 전하라”며 “너희 정치체제(주체사상)는 남한이 누리는 삶의 질과 조건을 더 향상시키기는커녕 지구상에서 지탄받는 조롱거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아무리 우리 남한 사회가 허술하고 반공의 틀이 느슨해져 있다지만 네가 이 나라 정당에 들어가 비례대표 18번까지 차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모든 것을 이쯤에서 접고 돌아가기 바란다”고 한국을 떠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이 나라 대한민국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는 잔인한 고문과 고통, 가정을 산산조각 낸 일 밖에 없지만 네가 북한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밖에 없듯 나도 조국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며 “자네가 속한 조직의 힘을 알고 어떤 보복도 달게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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