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신종 마약에 의한 환각 가능성 가장 커"

▲ 지난 2010년 23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제4회 좀비 걷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좀비 분장을 한 남성이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멕시코)=신화/뉴시스>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미국 마이애미에서 나체의 한 남자가 다른 남자의 얼굴을 뜯어 먹은 기괴한 사건을 시작으로 한 대학생이 남성의 심장과 뇌를 파먹은 사건, 제 몸을 50차례나 난자한 뒤 내장 일부를 경찰을 향해 던진 사건 등 미국 내 믿기 힘들만큼의 엽기적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사람들은 잇따르는 ‘식육 사건’의 등장에 문제 인물들이 좀비와 같다고 말하기 시작했고 때 아닌 좀비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끝내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존재여부마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주 포탈 사이트 구글에서는 ‘좀비 묵시록(zombie apocalypse)’이라는 단어가 검색어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미 전역에서 좀비에 대한 호기심과 문의가 들끓는 모습이었다.

논란과 문의가 빗발치자 미 연방 질병통제센터(CDC)는 이례적으로 좀비의 존재를 공식 부인하기에 이르렀다.

데이비드 데이글 CDC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허핑턴 포스트에 보낸 이메일 답변서를 통해 “CDC는 주검을 소생시키는 바이러스나 조건에 대해 모른다”고 선언했다.

이 ‘좀비 논란’ 사태가 일어나기까지의 사건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처음 ‘존비 논란’을 일으킨 계기가 된 사건은 지난달 26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식육사건이다. 루디 유진(31)이라는 한 흑인이 노숙자인 로날드 포포(66)를 공격하고 그의 얼굴을 75% 가량 씹어 먹은 엽기적 사건이 벌어졌다.

특히 사건 당시 경찰은 유진에게 행동을 멈출 것을 명령했지만 그는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며 포식을 멈추지 않다가 6발의 총을 맞은 후에나 숨을 거뒀다.

다음날인 27일에는 뉴저지주 해컨색시에서 웨인 카터(48)라는 남성이 경찰 앞에 등장해 자해한 후 자신의 신장 등 신체조직을 제 손으로 꺼내 경찰에게 투척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29일에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모건스테이트대에 재학중인 알렉산더 키뉴야(21)가 룸메이트인 쿠조 본사포(37)를 살해한 후 시신을 토막 내 뇌와 심장을 먹은 해괴한 사건이 터졌다.

한편 캐나다에서는 전직 포르노 배우 루카 로코 매그노타(29)가 자신의 동성애 연인이었던 중국인 유학생 린준(33)을 살해한 후 시신을 먹는 장면을 인터넷에 게재함과 동시에 피해자의 손과 발을 캐나다 집권당사 앞으로 보낸 후 잠적했다.

이와 같이 일련의 엽기적인 ‘식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서양 전역에서는 ‘좀비’가 등장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과 호기심이 넘쳐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식인 사건’의 주된 이유로 마약을 지목했다. 특히 환각의 정도가 더 심해진 신종 마약(배쓰솔트(bath salt))이 만든 사회적 병폐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미 의회에서는 이러한 합성마약을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샌디 아담스 하원의원(민주·플로리다)은 한 언론을 통해 “마이애미 사건을 통해 사람들이 배쓰솔트를 복용하고 기괴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허핑턴포스트는 잇따른 엽기 사건들은 단순히 ‘배쓰솔트’와 ‘좀비 묵시록’을 뛰어넘어 무엇인지 모르는 광범위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제로 제기된 배쓰솔트에는 미 의회에서 지난해 금지한 환각 물질인 MDPV와 메페드론의 2가지 성분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hwihol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