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센트 반 고흐 <사진=뉴시스>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천재와 광기 사이의 연관성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의 과학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의 2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열린 제5차 세계과학축제에서는 천재(genius)와 광기(madness)는 종이 한장 차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른바 ‘고통받는 천재(tortured genius)’ 가설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와 연구들이 소개됐다.

존스홉킨스 의대 케이 재미슨은 “기분장애, 특히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기분장애(bipolar disorder)가 천재들이 가지는 창의성과 연관 있다는 연구결과가 20~30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양극성 장애는 극단적 행복감(조증·mania)과 심한 우울감 사이를 오가는 병으로 갑작스럽게 양극단의 기분을 오가는 병을 지칭한다.

캘리포니아대(어바인 캠퍼스) 신경생물학과의 제임스 펠론도 조울증과 창의성의 관계에 대한 연관성을 언급했다.

그는 “심한 우울증에서 벗어나 조증으로 향하기 시작할 때 뇌의 전두엽 아랫부분 활동이 저하되면서 윗부분이 강하게 활성화되며, 이때 창의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가주대학의 에일린 삭스 교수는 “일반인에게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의식 표면까지 떠오르지 않고 걸러지는 게 정상이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겐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튤립’이란 단어가 연상시키는 내용을 모두 적게 했을 때, 조울증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세 배나 많은 단어를 연상한다. 억압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심오한 뭔가를 만들어내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천재적인 발생은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됐을지언정, 당사자들에게는 극심한 고통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천재 화가로 알려진 빈센트 반 고흐, 작가 버지니아 울프, 애드거 앨런 포 등 천재로 알려진 이들 상당수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을 앓았다.

조사에서 연구됐던 인물들 외에도 스페인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도 하나의 대상이 2중 3중 다른 이미지로 보는 병적인 착각을 이용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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