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노조가 산업재해 인정에 관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자료 = 뉴시스>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삼성전자 LCD 패널 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 빈혈로 쓰러져 투병해오던 윤모(31·여)씨가 지난 2일 오후 9시56분께 숨져 노동자들의 애도의 물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씨는 지난달 7일 사망한 이윤정(32)씨에 이어 올해들어 네 번째 사망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은 지난 4일 “윤씨는 삼성전자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으로 숨진 56번째 희생자”라고 밝혔다.

숨진 윤씨는 지난 1999년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 사업부 천안사업장에 입사해 스크럽 공정에서 검은색 유리재질의 LCD 패널을 자르는 업무를 담당했다.

윤씨는 입사 5개월이 되던 때 일하던 도중 현장에서 쓰러졌다.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고 13년째 수혈을 받으며 생명을 유지하던 중 지난 5월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세포 기능 등이 저하되고 골수조직이 지방으로 대체되며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이 모두 감소하는 혈액질환으로 80% 이상이 후천성으로 방사선이나 벤젠 등에 노출됐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올림은 “생전의 윤씨가 ‘시큼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화학물질이 묻어 있는 패널을 직접 잘랐고, 그 과정에서 미세한 유리 가루가 날렸다’고 증언했다”며 “입사 당시 윤씨는 혈액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었고 가족 중에도 관련 질환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김모(37)씨에 대해 처음으로 산업재해를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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