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2일 수도 카이로에 있는 경찰학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철창 안 들것에 누워 있다. <카이로=AP/뉴시스>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수감 생활을 하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84) 전 이집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건강이 악화돼 외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현재는 혼수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병원 소식통이 전했다.

앞서 이집트 관영 메나(MENA) 통신은 “무바라크의 심장 박동이 멈췄으며 심장 충격기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그가 `임상적으로(Clinically)' 사망한 상태”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AFP와 로이터 등의 복수의 해외 언론은 현지 보안 소식통을 인용 “무바라크가 의식을 완전히 잃은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했지만 임상적으로 사망했다고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보도했다.

무바라크는 이날 오후 심장 마비를 동반한 뇌졸중 증세까지 보여 소생 시술을 받은 뒤 수감 중인 카이로 남부의 토라교도소에서 약 6km 떨어진 군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지난 2일 종신형을 선고받은 후 입원해 있던 카이로 외곽의 군 병원에서 교도소 병원으로 이송된 뒤 건강이 악화돼 의식마저 오락가락해 정맥 주사에 의지해왔다.

토라교도소 내 병원 의료진은 지난 11일에도 무바라크에게 심장 박동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심장 충격기를 두 차례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혼수상태에 있는 무바라크는 시민혁명이 일어났던 지난해 1월25일부터 2월11일까지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으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85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다.

이후 지난해 2월 권좌에서 내려오며 시나이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칩거했지만, 결국 집권 기간 부정 축재를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첫 재판을 받은 지난해 8월3일부터 이집트 법령으로 카이로 인근 병원에서 지내오다 지난 2일 종신형을 선고 교도소 병원에서 수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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