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5인방 핵심조직 공개, “조직을 알면 판이 보인다”

▲ 박근혜,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안철수(완쪽부터) <사진=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인기가 조직을 못 이기고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선거판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금언이다. 후보자가 아무리 인지도가 높아도 조직이 탄탄한 후보를 이기지 못하고 조직이 아무리 방대해도 ‘바람’(ex 탄핵, 박풍)을 이기지 못한다는 얘기다. 2012년 대선은 6개월 남았다. 인기는 현재 박근혜 안철수가 단연 높다. 하지만 대선풍은 안보.종북으로 갈지 경제로 갈지 아니면 변화를 추구할 지 이도저도 아니면 정치권 대 반정치권 싸움으로 갈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조직은 사람들이 하는 일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잠룡들의 대선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조직 총책을 인선하면서 대선판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여야 유력한 대권 후보 5인방의 핵심적인 조직책을 알아봤다.

차기 대선 후보군 중 인지도면에서나 지지율에서 단연 앞서는 인사는 단연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박근혜 캠프의 조직 총괄은 현재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을 3선)이 맡고 있다. 홍 의원은 경기도 국민희망포럼의 대표를 맡았다. 같은 패밀리인 충청 희망포럼 좌장이자 상임고문이었던 강창희 의원이 국회 의장이 돼 조직을 넘겨받으면서 홍 의원이 조직 실세로 급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2007년 경선조직 총괄을 맡았던 이성헌 전 의원과 다소 불협화음이 흘러나왔지만 부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에 포진하고 있는 희망포럼 조직과 관계 정리로 홍 의원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실무는 이삼선씨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캠프 조직운영 3대 원칙 밝혀
홍 의원의 조직 실무를 막후에서 담당하고 있는 한 인사는 12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홍 의원은 지역별 자생적 포럼과 수도권 희망포럼을 억지로 통합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관계 정리를 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김용환 전 의원의 상록 포럼, 서병수 비전포럼(PK.강원), 경남복지포럼(안홍준), 대구 복지포럼(조원진), 대한국포럼(정갑윤) 등 외곽조직들 역시 조직내 어떤 역할을 맡길지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봇물처럼 생긴 친박조직 50여개 팬클럽 조직도 본격적인 경선전 후보 정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인사는 “박 전 위원장 입장에서 도와주는 것은 땡큐지만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어떻게 자발적 자생적 조직을 코디하고 상호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지 고민하는 단계”라며 “청년이나 여성 등 직능별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경선 캠프에서 통합하거나 흡수하는 방안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인사는 박근혜 캠프 조직 운영 3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 자발적.자생적 조직을 억지로 통합하지 않는다 ▲ 조직내 주도권 경쟁 체제는 사전에 방지한다 ▲ 별도의 조직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그는 “과거 이명박 캠프의 ‘선진국민연대’처럼 매머드급 조직을 만들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지만 잡음이 너무 많았다”며 “홍 의원이 총괄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친이계 조직에서 친박 조직으로 7월18일 재탄생하는 ‘국민행복실천연합’(구 뉴한국의 힘)에 대해서도 ‘억지로 흡수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박근혜 캠프가 ‘있는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는 반면 민주당 잠룡은 ‘세확산’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7월15일 본격적으로 경선캠프가 출범하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공조직(경선조직)과 외곽조직 등 이원화된 틀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전현직 의원이 맡아서 경선 조직을 이끌 전망이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조직은 지역별 국회의원과 외곽조직이 결합하면서 책임자를 선정하겠다는 게 문재인 캠프측의 설명이다.

현재 수도권의 경우 한강 이남은 유기홍 의원(서울 관악갑, 재선)이 맡고 한강 이북은 백원우 전 의원(경기 시흥, 재선)이 담당하고 있다. 또한 유대운(강북을 초선), 서영교(중랑갑 초선), 최민희(비례대표, 초선) 의원이 서울을 각각 나눠 조직을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백 전 의원의 경우 ‘문재인 친구들’이라는 자발적 시민참여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문재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5일 출범한 ‘좋은 대통령 만들기운동본부’ 역시 문 고문의 자발적 외곽조직으로 참여정부출신인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충남/대전 ‘대통령만들기본부’를 출범시킨 ‘문친’은 경선 캠프 출범하는 15일 날짜에 맞춰 부산/경남 ‘대통령만들기본부’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문재인 수도권 5인방 조직 챙기기
이밖에도 유시춘 씨가 이끄는 정책 자문그룹인 담쟁이 포럼과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인 ‘친문재인’ 연구 그룹이 존재한다.

외곽 조직관련 문재인 캠프 한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담쟁이 포럼은 유시민의 친누나 유시춘씨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학자 중심의 정책 그룹이고 전국 조직도 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참여정부 관료 출신이 모여서 만든 한미연의 경우 문 캠프와 연결시키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문 캠프가 ‘수도권+PK’ 지역에 조직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호남지역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이 다소 늦은 김두관 경남지사의 경우 공조직뿐만 아니라 외곽조직까지 합해 7~8개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조직들을 거느리고 있다. 외형상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 재선)이 조직총괄을 맡고 있다.

하지만 조직 골간은 4선의 원혜영(부천 오정) 의원이 중심이 된 ‘지방자치분권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염동연.김태랑.이근식.이강철 전현직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생활정치포럼이 영호남을 맡아 외곽에서 측면지원을 하고 있다. 생활포럼 산하로 ‘3040한국청년연맹’은 최근 발기인 대회를 갖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97년도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한 최대 외곽조직으로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이끌던 연청(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을 김두관 캠프진영에서 재건을 하고 있어 조직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

연청 전 사무총장을 지낸 염동연 전 의원이 재건 사업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동교동계 좌장으로 영남지역을 맡았던 김태랑 전 의원과 대구출신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기도 했던 이강철 전 수석이 영남 공략의 선봉에 서 있다.

또한 한마음미래창조포럼의 경우 김 지사의 친구로 알려진 신학림 전 언노련 위원장을 주축으로 학계 인사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 이밖에도 ‘순수한 지지자 모임’으로 김 지사 30년지기인 권영우씨의 ‘모두다함께’와 신경림 시인이 대표격인 ‘피어라 들꽃’도 외곽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선 잠룡들이 조직을 정비하거나 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다소 열세인 잠룡군으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있다. 손 지사의 경우 양승조(충남 천안시갑, 3선)-조정식(경기 시흥을 3선) 두 의원이 조직을 맡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손 캠프의 경우 친손으로 분류되는 전현직 뱃지를 중심으로 ‘지역과 직능’을 동시에 담당하게하는 ‘멀티플레이어형’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손학규 ‘멀티플레이형’ 운영… 철수는 ‘아직’
두 인사를 제외한 친손으로 분류되는 정치인으로는 이낙연(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3선), 신학용(인천계양갑 3선), 김동철(광주광산갑 3선), 오제세(충북청주시흥갑 3선), 김우남(제주시을 3선) 이찬열(수원시갑 재선), 이춘석(전북익산시갑 재선), 임내현(광주북을 초선), 최원식 의원(인천계양을 초선)등이 꼽히고 있다.

반면 아직 출마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안 교수의 경우 전현직 뱃지들은 물론 조직 총괄 담당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 단지 외곽조직으로 철수산악회(엄대우 회장)가 전국적 조직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자발적 팬클럽인 ‘철수처럼’이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는 게 전부다.

그나마 안철수 재단의 박영숙 이사장이 전현직 정치인이나 시민사회 세력 그리고 저명인사들과 접촉면을 갖고는 있지만 대중 조직 확대에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외곽조직에서 활동하는 한 인사는 “아직 안 교수가 출마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조직 총괄을 맡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일단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선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뱃지도 붙고 조직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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