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파업 잠정중단을 위한 조합원 총회 결과에 대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자료=뉴시스>
[일요서울|고은별 기자] MBC노동조합이 170일 간의 파업을 중단하고 18일 오전 9시 모두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MBC노조는 17일 파업참여 조합원 770명 중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MBC사옥 내 스튜디오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파업 잠정중단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MB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합원들이 170일간의 파업을 잠정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다”며 “김재철 사장 퇴진운동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8월 새 방문진 이사들이 들어오면 MBC의 파업을 평가하고 경영평가를 통해 김 사장을 퇴진하게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이를 믿고 잠정적으로 파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19대 국회 개원 당시 여야 합의를 신뢰한다”며 “버티기 국면이 보이면 다시 저항하고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24주간 결방된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대해선 “파업 시작과 함께 결방된 무한도전은 김태호 프로듀서(PD)가 최대한 빨리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해 못 보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뒤를 받쳐준 시청자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동안 알 권리와 볼 권리를 누리지 못한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공영방송을 이루는 진통의 과정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MBC노조는 지난 1월 30일부터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사측과 팽팽하게 맞서왔으나, 여야의 개원합의를 통해 사장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고 지난주부터 업무복귀를 논의해 왔다.

이로써 노조의 파업 잠정중단 결정에 따라 ‘무한도전’을 비롯해 결방 중인 프로그램들은 조만간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측이 앞서 채용한 100여 명의 대체 인력과 복귀 인력의 업무가 대부분 겹치는데다가, 신설한 사업에 복귀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한편 부산MBC를 제외한 지역MBC 노조도 18일 오전 9시를 기해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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