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막걸리 주막.<사진자료=뉴시스>
[일요서울 | 전북취재본부 고봉석 기자]  ‘맛과 멋의 고장’ 전주하면 생각나는 게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을 꼽을 수 있다. 근래에 하나 더 꼽으면 전주막걸리가 새롭게 애주가들의 입맛을 자극하며 대표 먹을거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막걸리를 주문하면 한상 가득 차려진 안주에서 술맛을 돋운다. 하지만 이제는 전주막걸리가 애주가들과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서민의 술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애주가들과 관광객에 따르면 예전에 두세 명이 2~3만 원이면 마실 수 있는 전주막걸리가 요즈음에는 6~8만 원을 지불해야 마실 수 있다고 불만을 털어 놓는다.
 
특히 한상 가득 차려진 10여 가지 안주가 나오기는 하지만 일부 업소에서는 실제 먹을 만한 안주가 없고, 술을 한 주전자 더 주문해야 추가 안주가 나와 안주를 먹기 위해 술을 주문해야 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소리가 높다.
 
전주시는 막걸리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여론에 따라 지난 4월 40여 개소의 막걸리 전문점에 대해 가격 실태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1주전자에 1만5000원 미만을 받는 곳은 4곳에 불과하고, 1만5000원을 받는 곳이 21곳, 1만7000원이 6곳, 1만8000원이 6곳, 2만 원을 받는 곳도 4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막걸리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맥주 값도 일반 음식점에 비해 비싼 것으로 파악 됐다. 일반 음식점은 1병에 3000원을 받고 있으나 막걸리 전문점에서는 한번 주문 시에 3병 이상을 주문해야 되고 1병 주문 시에는 4~5천 원을 받고 있어 애주가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처럼 전주시내 주요 업소 막걸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전주시는 가격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뚜렷한 대책 없이 탁상공론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막걸리 애주가인 시민 이모씨(59·전주시 효자동)는 “예전엔 서너명이 3~4만 원이면 적당히 취하고 기분 좋게 마셨는데 요즈음은 6~9만 원이 든다” 며 “차라리 일반 식당에서 메인 요리, 삼겹살이나 갈비 등을 시켜서 술을 먹는 것이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전주한옥마을 관광을 온 정모(53)씨는 “처음에 안주가 푸짐하게 나오는 것 같아 막걸리 안주가 좋다고 생각했으나 가격에 비해 가지 수만 많지 막상 젓가락 갈 데가 없다”며 “가격을 인하하고 손님들이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안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주시는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지 못하고 수억 원을 들여 막걸리 타운 경관개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시민들은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전주시는 오는 12월까지 3억3000여만 원을 투입, 경관개선사업을 추진한다. 막걸리 밀집지역인 삼천동, 효자동, 서신동, 송천동 일대에 가로수를 식재하고 인도정비와 업소입구 등을 설치해 깨끗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적정가격을 위해 가격인하를 이끌어내고 전주의 대표 먹을거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착한가게 발굴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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