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주년 월남참전기념일 및 제15차 고엽제전우회만남의 장’ 성료

▲ 고엽제전우회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 잠실벌에 때 아닌 만세삼창의 태극기가 휘날렸다. 태극기를 흔드는 월남전 참전 노병들의 백발도 함께 휘날렸다.

어느 덧 참전 반세기가 흘러 푸릇한 청춘은 온데간데없지만 노병들의 팔뚝에 솟아오른 힘줄에는 여전히 힘이 넘쳤다. 파랗게 깍은 머리에 군복을 입은 앳된 모습은 평화의 상징인 푸른색 티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변했지만 그들이 월남 국민들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의지만은 여전했다. 20대 청년의 모습에서 다만 주름살과 흰머리만 생겼을 뿐 노병들의 함성 소리는 잠실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2만여 월남전 참전 노병들과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된 ‘제48주년 월남참전기념일 및 제15차 고엽제전우회만남의 장’ 행사에서 노병들은 행사 중간 중간 포탄이 쏟아지던 전장을 떠올리다가 함께 전장을 누비다 먼저 떠나간 전우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6·25전쟁 당시 우방으로 참전했던 월남을 돕기 위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타국의 전장으로 향했다. 월남전은 연인원 32만 명, 부상자 1만여 명, 사망자 5000여 명의 상처를 안긴 전쟁이었지만 참전한 노병들은 이를 후회하지 않았다.

특히 고엽제 피해로 한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오던 노병들은 지난해 3월 11일 고엽제후유의증환자와 월남전참전유공자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으면서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응어리가 조금은 풀어졌다.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는 2014년 7월 18일이면 월남참전기념일 50주년이 된다”며 “월남찬점기념일이 하루빨리 정부기념일로 지정되어 월남참전의 의미와 대한민국의 국가경제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성과가 재조명되어 국민과 함께 나라사랑 정신으로 승화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나라사랑 정신의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여러분께서는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국가보훈대상자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봉사하며 우리사회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오셨다”고 격려하며 “국가보훈처도 여러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명예를 선양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축사에서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이 번영과 자유는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바탕 위에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1993년 법은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충분한 예우를 받지 못하고 계신다”며 “이제는 걸림돌이 없이 우리가 한마음으로 올해 예산에 여러분들이 바라시는 최소한의 국가유공자로서의 예우를 갖출 수 있는 입법과 예산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해 행사에 참석한 노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또한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자유’라고 하는 가치를 위해 해외에 대규모 군대를 파병한 사건은 월남참전이 유일하다”며 “이 참전을 기념하는 날이 법정기념일로 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법정기념일로의 승격 의지를 내비쳤다.

1991년 고엽제대책본부로 시작된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는 이형규 총회장을 주축으로 어렵고 고통 받는 상황 속에서도 혼연 일체된 조직력을 과시하며 발전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

한편 ‘제48주년 월남참전기념일 및 제15차 고엽제전우회만남의 장’에는 박병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 박영선 국회 법사위원장, 강기윤 김태흠 정갑윤 정병국 유정복 이현재 의원 및 홍사덕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구재태 재향경우회장, 박희도 대한민국지키기 불교도총연합 상임회장과 박원준 4·19민주혁명회 부회장, 박정강 4·19혁명 희생자 유족회장, 김용화 4·19혁명공로자회 부회장, 박정수 애국단체총협의회 집행위원장, 황희만 윤봉길 기념사업회장, 시인인 김구부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김석원 청와대 국민소통 비시관, 박원순 서울시장을 대신해 김상범 행정 제1부시장이 참석했다. 이밖에 고재득 성동구청장, 진태구 태안군수, 박준희 서울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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