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쇄신 칼 뽑은 박근혜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첫 번째 타깃은?

[일요서울|이민정 프리랜서]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원장에 가장 예민한 대선후보는 박근혜 후보다. 박 후보와 안 원장의 지지율은 연일 박빙이다. 최근에는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 단일화 소문이 확대되고 있어 친박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친박 진영 주변에서는 “박 후보가 조만간 상승하지 않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대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박 캠프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의 민주당 후보 단일화 소문의 사실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일련의 정황으로 미뤄 볼 때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 소문과 함께 최근에는 이와 관련된 여러 말들이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이미 민주당과 안 원장 측이 차기 정부의 구성안에 대해 일정부분 합의를 했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정대웅 기자>

박근혜 캠프 내부적 대혼란 벌써 패갈림 현상 분열조짐
“안철수 결단 내릴 날 머지않았다” 소문 증폭 이유 있다

안 원장이 민주당과 입당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문이 정치권에 파다하게 퍼지자 친박 진영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 주변에서는 박 후보 주도 하에 당 대통합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동시에 박 후보 캠프를 중심으로 친박계 쇄신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박근혜 캠프 내부 동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안 원장과 민주당의 후보 단일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뿐 아니라 박근혜 캠프에서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친박은 당 대통합을 통해 친이와 친박의 힘을 합치는 것은 물론 대선을 앞두고 비박계 인사들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정권 말 친이계 인사들과 정두언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 쇄신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다 양쪽이 친박계의 활동에 소극적인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친박이 대선을 위해 분당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박근혜의 결단만 남았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안 원장과 민주당이 힘을 모으면 이번 대선에서 분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드러나고 있는 지지율의 변화를 살펴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안 원장에 역전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마저 분열한다면 ‘필패’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정치권에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친박계는 당 대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공천헌금파문이 불거지고 있는데다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이 재점화 되고 있어서다. 친이계외 비박게는 일단 공천헌금 문제를 놓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다급해지는 쪽은 친박계다. 친박계는 당의 통합을 서두르기 위해 다양한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친이계와 쇄신파를 움직일 수 있는 핵심은 ‘친박계의 쇄신’이다.

친이계와 당 쇄신파가 지적하는 친박계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친박계가 캠프의 핵심 요직을 차지한 ‘그들만의 파티’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캠프 내부에서 벌써부터 패갈림 현상이 뚜렷해 파벌싸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친박계 내부에서도 공감하고 있다.

친박계의 소식통에 따르면 당 내부에서 친박계 쇄신 요구가 적지 않았다. 캠프의 구성부터가 철저하게 친박계 인사 위주로 구성돼 있고 친이계를 수용할 의사를 보이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현 정권과 선긋기를 하기 위해 대선에서 친이계를 배제하고 있다는 비난이 당 내부에 만연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친박계 특유의 배타성은 당의 통합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북출신의 친박계 인사가 아니면 핵심 요직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이지 친박이라는 조직의 후보가 아니다. 그런데도 친박계는 배타적인 캠프인사 구성으로 당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또 박근혜 캠프는 최근 가장 무섭다는 ‘분열’이라는 내부의 적 때문에 벌써부터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는 이른바 ‘자멸론’까지 나오고 있다.

안 원장발 위기론이 친박계에 확산되면서 당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친박계 쇄신작업을 먼저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쇄신의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은 총선 공천에 관여한 이들이다. 이는 최근 불거진 공천헌금에 대한 책임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공천헌금 때문이 아니더라도 친박계 패갈림 현상에 대한 박 후보의 결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친박계 내부의 패갈림 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박 후보가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앞서나가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정대웅 기자>

안철수를 잡아라 특명

친박계의 한 인사는 캠프 분위기에 대해 “한숨만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인사는 “대선을 앞두고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지금 캠프 분위기가 엉망이다. 실망스러워서 대선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희망이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파벌싸움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어떤 조치가 내려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친박 쇄신이 시작되면 그동안 박 후보를 밀착 보좌했던 친박 핵심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쇄신 대상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은 최경환 의원이다. 이는 비단 뜬소문이 아니다. 최 의원 측에 쇄신을 위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박 후보의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 의원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 쇄신과 통합을 위한 최 의원의 대안으로 김무성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친박이었다가 현재 비박과 친박의 중립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가 골수 친박이지만 색채를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말도 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 밀약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시나리오가 사실일 경우 친박은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입장에서 안 원장의 영입은 대선에서 필승을 위한 필수작업이다. 민주당의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후보가 현재 박 후보 하나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선을 통해 후보가 단일화 된다고 해도 단일 후보 지지율이 박 후보 하나를 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함 박근혜호를 격파하기 위해서는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연합전선의 핵심이 바로 안 원장이다.

이 때문에 당 통합과 친박 쇄신을 통해 전력을 가다듬은 후 안 원장을 집중 공격하겠다는 게 친박의 전략이다. 그러나 친박의 시계는 촉박하다. 앞으로 가려해도 박 후보의 유신컴플렉스와 MB정부와 한배를 탔다는 점 그리고 공천헌금 등과 같은 스캔들에 발목을 잡혀 좀처럼 뜻이 관철되지 않고 있다.

반면 안 원장과 민주당은 언제 어떻게 동맹이 될지 모르는 관계다. 최근 들리는 안 원장 입당 합의 소문이 현실화 되면 지금이 친박이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 보인다.

입당 합의설을 들어보면 이렇다. 민주당과 안 원장이 향후 연대할 것이며, 이미 양측이 이 부분에 대한 조율을 마치고 합의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최근 친박계를 중심으로 안 원장과 민주당 측 인사가 은밀하게 접촉했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며 “친박계 내부에서 지금 이에 대한 대책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을 미뤄볼 때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원장과 접촉해 연대합의를 이끌어낸 인물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 알려졌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표가 극비리에 안 원장과 접촉해 대선과 향후 정권 구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안 원장으로부터 연대하기로 약속 받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주변에서 들리는 바를 종합해 보면 일단 이 대표는 문재인 후보의 경선 승리를 확신하고 있으며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이후 안 원장과 본격적인 연대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안철수-민주당 밀약설

이는 최근 민주통합당 노영민 의원의 발언을 통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문재인 후보 캠프의 공동 선대본부장인 노 의원은 지난 1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안 원장의 입당 여부에 대한 질문에 “(출마를) 결심한다면 결국은 그렇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노 의원은 안 원장과 민주당 대선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아직 알 수 없고, 지금 단계에서 예측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안 원장은 정권교체를 위한 동지이자 선의의 경쟁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안 원장과 문 후보의 지지층이 상당부분 겹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가 경선에 당선되더라도 10월 중에 안 원장이 입당하면 연대 합의에 따라 대선후보를 안 원장에 양보하고 물러나는 부분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뿐만 아니다. 이 대표는 총리 중심의 내각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보고 이를 안 원장 측과 의견을 나눴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될 경우 총리 중심의 내각이 국정 운영의 중심이 되는 권력분산형 정치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는 안 원장이 그동안 피력한 정치개혁과도 일정부분 일치해 연대합의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이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측 누구와도 만나서 연대와 관련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측도 연대합의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문 후보 측 관계자들도 “안 원장 측과 어떤 만남도 없었고 의견 조율도 없었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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