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발 ‘정계개편?’ 탈당 ‘경계령’

▲ <자료 사진=뉴시스>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안철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속내가 복잡하다. 안 후보는 ‘민주당 입당’이나 ‘야권 단일화’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DJ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선숙 민주당 전 의원을 ‘탈당’시키고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하면서 ‘줄탈당 사태’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문재인 캠프의 이런 우려감은 당내 안철수맨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19일 안철수 원장의 출마 선언식에는 2000여 명의 인사들이 몰렸다. 그중 과반이 민주당 당원이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문 후보에 실망한 민주당 당원들이 대거 ‘안철수 지지’로 돌아서고 있는 형편이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선 문재인 후보로 결정이 났지만 ‘당심’은 박근혜 대항마로 문재인 후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안철수 전 원장은 출마 선언하기 전 비공개적으로 만난 민주당 인사들만도 김효석 전 의원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전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김성순 전 의원 등 다양하게 접촉한 사실도 알려졌다. 또한 이인영, 인재근 의원 등이 있는 GT계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인사들 역시 ‘친안철수맨’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사회단체 출신인 송호창, 김기식, 이학영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에는 ‘때아닌 안철수 경계령’이 내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사석에서 ‘안철수의 안자도 꺼내지 말라’고 경고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아가 ‘안철수 지지’를 할 경우 ‘해당행위’로 징계까지 내릴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캠프 역시 “안철수 지지는 제2의 후단협이 될 것”이라든지 “김민석꼴 난다”며 단도리에 나섰다.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는 2007년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단일화에 주도적으로 나선 당내 인사들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배신자’로 몰려 정치적 인생을 마감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인사가 김민석 전 의원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캠프로 가 ‘가교역할’을 했음에도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혀 정치적 야망을 접어야 했다.

이와 동시에 문재인 캠프에서는 안철수맨들을 캠프 요직에 앉히면서 사전에 탈당 사태를 막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김부겸, 이학영 대선기획단 위원 임명이다. 김 전 의원은 안 후보가 여러차례 ‘독대’하면서 영입에 열을 올렸던 인물이다. 더 이상 안철수 캠프에 사람을 빼앗길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안철수 지지’로 돌아서 ‘안철수 보고회’에 참석한 한 민주당 당원은 “차라리 안철수를 공개적 지지해 해당 행위를 하겠다”며 “ 민주당에서 징계를 받거나 제명을 당하면 오히려 안철수 지지자 입장에선 훈장이다”고 냉소적인 반응도 보였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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