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월 유전개발사업 실체 추적

지난 2005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오일게이트’의 핵심인물인 전대월(45)씨가 ‘유전개발 사업’에 뛰어든데 이어 최근에는 유가증권시장의 상장사인 자동차부품업체 (주)명성을 인수,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전씨가 명성을 인수한 직후 이 회사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어 ‘전대월 효과’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 실제 가치 이상으로 주가만 부풀려지고 있어 자칫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이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전씨의 석유개발 사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씨는 이에 대해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국내 석유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정유사들이 자신의 사업을 곱게 볼 리 없다는 것이다. 전씨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전대월 효과’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은 어떤 근거에서 비롯된 것인지 살펴보았다.

유전사업 부정적 시각 팽배


전씨가 추진 중인 ‘유전개발사업’이 도마 위에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는 러시아 석유회사인 ‘톰가즈네프티’의 대주주에 오른데 이어 최근에는 유가증권시장의 상장사인 자동차부품업체 ‘명성’을 인수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전씨는 명성을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명성을 인수한 후, ‘사업목적 추가’, ‘액면분할’, ‘유전광구 추가발견’ 등 호재를 잇달아 쏟아내며 주가 끌어올리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명성은 지난달 21일 원유, 천연가스, 석탄 및 기타 천연 재생자원의 탐사 및 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전씨가 러시아에서 추가로 유전입찰을 따냈다는 소식은 명성의 주가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 같은 호재로 볼 때, 전씨의 사업은 ‘외형적으론’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의 유전개발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전씨가 대표로 있는 톰가즈네프티가 석유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증권가 일부에서는 전씨가 유전개발사업을 내세워 주가를 띄우기에 급급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명성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4000원선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5월초 전씨가 명성을 인수한 뒤, 유전개발 사업착수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6월 21일 전씨가 명성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주가는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명성의 주가는 현재(7월 6일) 2만5700원선까지 급등했다. 두달 만에 무려 600% 이상 훌쩍 뛴 셈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전씨의 사업이 껍데기만 있을 뿐 알맹이가 없다. 때문에 현재의 상승세만 믿고 섣불리 투자했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대세로 작용하고 있다.


톰가즈네프티사 자본력 없어

하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전씨가 과거 불미스러운 대형 게이트의 주역인 까닭에 유전개발 사업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실제 전씨의 유전개발 사업과 관련, 한국석유공사는 수개월 전부터 “내부 중간검토를 한 결과 전씨의 러시아 유전개발 프로젝트의 탐사 유망성은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본지 667호 참조).

아울러 전씨가 대표주주로 몸담고 있는 러시아 톰가즈네프티사도 자본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유전개발 사업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씨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증권가 등에서 나를 음해하려는 누군가가 낭설을 퍼트린 것 같다”며 의혹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그는 “얼마 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에서 실시한 유전사업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당한 양의 채굴 가능한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잘 되고 있는 사업에 근거없는 소문으로 제발 찬물을 끼얹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과연 전씨는 과거의 불명예를 깨끗이 씻고 사업가로 화려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의 유전사업이 ‘대박’이 될지 아니면 수많은 투자자들을 ‘쪽박’신세로 내모는 것이 될지 여부에 모든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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