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부를 뻔한 불륜의 비극
건설현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하는 피의자 A모(54)씨는 몇 달 전 우연히 알게 된 피해자 B모(여·40)씨와 만나 사랑에 빠졌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동거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술자리에서 한 순간에 끝나버렸다. 지난달 29일 A씨의 집에 찾아온 피해자 C모(44)씨와 B씨가 순간의 욕정을 참지 못하고 성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성관계를 가지는 순간 A씨가 들어왔고 순간 화가 치솟은 A씨가 피해자들을 칼로 찌르려다 살인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29일 A씨는 함께 일을 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 들어왔다. 집에는 이미 다른 친구들과 술을 마셔서 취한 상태인 B씨가 있었다.

이들은 몇 달 전 우연히 알게 되어 두 달 전부터 동거를 시작한 커플이었다. 적당히 술에 취한 A씨의 집으로 C씨가 소주 두 병을 들고 찾아왔다.

셋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셨다. 그러던 중 A씨가 B씨에게 언성을 높이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경찰은 “A씨는 평소 B씨의 음주습관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사건당일에도 A씨가 B씨에게 술을 많이 마시지 말 것을 요구했고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B씨가 술을 마셨다. 결국 화가 난 A씨가 B씨에게 그렇게 할 거면 짐을 싸들고 나가라”고 했다.

B씨는 A씨의 말에 흥분해서 짐을 싼 여행가방을 들고 집을 나갔다.

그러나 얼마 후 B씨는 여행가방만 놓아둔 채 집에 들어왔다. A씨는 “여행가방이 어딨냐”며 B씨에게 다그쳐 물었지만 B씨는 묵묵부답이었다. A씨는 혹시 B씨가 다음날 집을 나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여행 가방을 찾아 집을 나섰다. A씨가 택시를 타고 향한 곳은 C씨의 동거녀 D씨가 일하는 연신내의 한 술집.

그러나 당일 D씨는 출근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한 A씨. 경찰은 “A씨는 B씨와 D씨가 절친했기 때문에 D씨의 술집에 가방을 맡겨놓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그러나 정작 여행가방은 집 근처 트럭 아래에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남자의 흔적이
A씨는 빌라 지하에 있는 자신의 집 문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느낌이 좋지 않은 A씨는 황급히 문을 열어 집안으로 들어왔다. 발자국소리를 죽이고 안방 문을 열자 A씨의 눈앞에는 벌거벗은 B씨와 속옷차림으로 허겁지겁 옷을 입는 C씨가 보였다.
A씨는 순간 격분해 C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B씨는 관계를 부인하면서 A씨를 말렸다.

그러나 A씨는 부엌으로 가서 부엌칼을 들고 들어와 C씨의 좌측얼굴을 1회 찔렀다. 칼에 찔린 C씨는 죽기 살기로 A씨를 밀치고 도망쳤다. A씨는 C씨가 도망가자 남아있는 B씨의 목을 밟는 등 폭행을 가했다. 또한 둘의 관계를 추궁했다. C씨와 성교를 했냐는 A씨의 질문에 B씨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시치미 뗐다.

하지만 A씨는 그대로 넘어가지 않고 C씨의 음부를 만져 성교사실을 확인했고 그 바람에 B씨는 C씨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발각되고 말았다.

화가 치민 A씨는 칼로 B씨의 좌측 엉덩이를 힘껏 찔렀다. 생명에 위험을 느낀 B씨는 상처를 입었지만, 죽기 살기로 덤벼들어 A씨가 주춤한 틈을 타 도망쳤다. 이에 A씨는 우선 도망간 B씨를 먼저 죽여야겠다고 결심, B씨의 뒤를 쫓았다.

B씨를 쫓던 A씨는 우연히 동네 골목에서 C씨를 발견하고 칼로 찌르는 대신 칼등으로 C씨의 머리 등을 내리쳤다.

이때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집에서 150m 떨어진 편의점 앞에서 칼을 들고 있는 A씨를 검거했다.


모르는 것이 약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검거직후 B와 C를 죽이지 못해 한이 된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다음날 술이 깨자 당일 날 너무 화가 나서 흥분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죄를 시인했다. 또한 B씨와 C씨는 경찰진술에서 성관계를 극구 부인했지만 결국 당일 날 술에 취해 관계를 맺었으며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B씨와 C씨는 각각 다른 병원에 입원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해졌다. D씨는 둘의 성관계를 모른 채 자신의 동거남인 C씨를 간병 중이라고 한다. A씨는 살인 미수죄로 현재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술이 부른 범죄들…

어머니처럼 따르던 할머니 술김에 겁탈


남자들이라면 술에 취한 채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후회했다는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남자들은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면 성욕이 강해지고 상대를 찾다보면 주위 여자들이 모두 대상화되어 예뻐 보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런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미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술을 마시면 이성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비어고글 이펙트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술을 먹었다고 해서 결코 범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A(46)씨와 B할머니(76)는 지난해 12월 초 고양시의 한 병원에서 만났다.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병원을 드나들었던 40대 이혼남인 A씨. 우연히 다른 병동에서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던 B할머니를 알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할머니의 병실에 종종 들러서 말동무를 해주고 어깨를 주물러 주는 등 어머니처럼 대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퇴원 후에도 A씨에게 고마움을 느껴서 집으로 초대해 식사도 함께 하며 자식처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18일, 이날 술을 마신 A씨는 할머니 집을 찾았고 평소처럼 안마를 해주었다. 안마가 끝난 후 A씨는 목욕을 시켜주다 갑자기 할머니를 상대로 성폭행을 했다.

“창피하니 제발 이러지마라”는 할머니의 간곡한 부탁도 A씨의 성욕을 억제시키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28일 할머니의 연락을 받은 가족의 신고로 할머니 집에 나타난 A씨를 붙잡아 성폭행 사실을 자백 받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은 A씨는 결국 어머니 같은 할머니도 잃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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