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대부 정덕일 제주 카지노 오픈
2월 1일 제주 신라호텔에 새로운 카지노가 오픈한다.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슬롯머신 대부로 통하는 정덕진씨의 동생 정덕일 벨루가 회장이 직접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 때문이다.
정 회장은 총 3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벨루가 카지노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카지노 업체들이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이 카지노를 선택한 것은 과거 이미지를 벗고 제주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 회장은 또, 이른바 ‘벨루가 프로젝트’를 통해 거대 카지노 자본을 제주에 유치해 컨벤션, 오락시설, 대학 등이 어우려진 리조트형 카지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덕진씨를 배제한 채 카지노 사업에 ‘올인’한 정 회장. <일요서울>이 제주 신라호텔 벨루가 카지노를 미리 가봤다.


“나인틴 윈!, 컬러 체인지!…”

지난 1월 24일 제주 신라호텔 ‘벨루가 카지노’ 객장은 2월 1일 오픈을 앞두고 실전연습을 하는 직원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이곳은 1980년대 슬롯머신 대부로 유명한 정덕진씨의 동생 정덕일 회장(벨루가 카지노)이 명예회복을 위해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제주 발전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카지노를 모델로 동북아 최대 리조트 단지를 만들겠다는 이른바 ‘벨루가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 ‘벨루가 카지노’는 MGM, 샌즈그룹 등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거대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발판인 것이다.


거대 카지노 자본 ‘아시아로!’
세계적인 카지노 그룹들은 1990대 말부터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경제적 여유를 가진 인구가 팽창하고 있으며, 이들이 카지노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자체 발전 동력을 상실한 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미국내 거대 카지노 자본이 ‘달콤한’ 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하는 배경이다.

실제로 마카오, 싱가포르 등 일부 동남아 국가는 이미 카지노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마카오의 경우, 지난 2005년 68억달러의 카지노 매출을 올리면서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따돌리고 명실상부한 ‘카지노 메카’로 변신한 대표적 케이스다.

정 회장은 카지노 산업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지난해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외국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한 도박이 아니라, 컨벤션과 리조트가 결합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제주에 유치하겠다는 것.

정 회장은 “카지노를 단순히 도박이라고 치부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가족 전체가 이곳에 와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아이템이 총망라된 종합 리조트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또, “이제 특산물과 골프장 정도로는 제주의 발전 잠재력을 키울 수 없다”며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세계적인 관광 리조트를 건설한다면 제주는 국제 관광도시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 앞에는 몇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제주지역 카지노는 안팎의 사건, 사고로 인해 주요 관광객인 중국과 일본인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관광객 유치 등 지역사회 기여도 또한 줄어들고 말았다.

제주에는 라마다 프라자 카지노, 파라다이스 그랜드 카지노, 신라호텔 카지노(벨루가), 제주 오리엔탈호텔 카지노, 크라운프라자 카지노, 롯데호텔 카지노, 하얏트호텔 카지노, 트로피카나 카지노 등 8개 카지노가 운영 중이지만 이들 업체는 지난 2005년 한해 동안 926억원 매출에 3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제주 카지노 사업이 최악의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오히려 벨루가 카지노의 성공이 카지노 산업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기존 카지노의 영업방식을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그는 “벨루가는 교포를 상대로 영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 6곳의 거점을 마련하고 경영층이 마케팅 전면에 나
서 신뢰감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던 ‘지사제’도 폐지키로 했다.

카지노 인수 130억원, 투자금 170억원 등 총 300억원이라는 막대한 투자를 한 이면에는 정 회장의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특히 카지노 내부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500여평 규모의 객장에 4곳의 VIP룸을 두고 중국, 일본 등 각 국가별 특성에 맞게끔 내부를 장식했다. 1층 객장은 안정감을 주는 유럽풍으로 꾸몄다.

6개월 전부터 순차적으로 직원들을 채용해 ‘정도 경영’ 마인드를 심어준 것도 기존 카지노와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영업팀 박연수씨는 “경영진의 마인드가 가장 마음에 든다. 오픈을 앞두고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으로 열심히 연습 중이다”라고 했다. 150여명의 벨루가 직원 중 85%가 제주도민이기에 지역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도 강했다.

벨루가는 벌써부터 외국인들의 예약이 접수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김세환 사장은 “지난 주 몇몇 일본인들이 답사를 와 보고 40여명이 넘는 단체 예약을 하고 돌아갔다”면서 “벨루가가 제주 카지노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경 올림픽 등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중국이 여행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라는 점도 벨루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500평 규모에 300억원 투자
이번 카지노 사업은 정덕진씨를 배제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자금 등 여러 면에서 넉넉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만큼 ‘리스크’(Risk)도 상당하다.

그러나 김 사장은 “분명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로 구성된 벨루가 식구들과 차별화 전략이 성공을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정 회장은 ‘벨루가 프로젝트’에 이어 항노화 클리닉, 메디컬 센터, 한류스타 공연장 등을 만들어 제주를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들어 나갈 계획을 구상 중이다.

정 회장은 “이제 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 삽을 뜬 것에 불과하다”며 “제주 발전에 초석을 만들고, 벨루가라는 이름으로 평가받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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