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방학에 룸살롱 물이 좋아진다니?

[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이제 곧 대학이 긴 겨울방학에 돌입한다. 대학생들은 지금부터 각종 ‘알바’를 잡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과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편안하게 공부만 하는 방학은 꿈도 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자리 자체도 많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원하는 대학생들의 수요 자체도 많다보니 쉽게 알바 자리를 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 따라서 각종 위험이 따르는 이색 알바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대생들의 알바 구하기는 비교적 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일반적인 알바라면 상황은 다른 학생들하고 비슷하겠지만, 이른바 성매매나 키스방, 요정 등 ‘불법 알바’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매번 대학생들의 방학 때마다 여대생들의 급격하게 늘어나는 수요를 반기는 업소들의 입장에서는 방학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도 여대생들을 선호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겨울방학 특수’가 형성이 되는 것이다. 여대생들의 겨울방학 알바를 둘러싼 세태를 집중 취재했다.

현재 모 지방 소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모양. 그녀는 앞으로 있을 겨울 방학을 두고 고민이 깊다. 알바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딱히 괜찮은 알바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백화점이나 편의점, 쇼핑몰 등에서의 단기 알바 자리는 있지만, 매일 서서 일을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그나마 돈이라도 많이 주면 좋겠지만, 한 달 꼬박 일해서 손에 쥐는 돈은 100만 원 정도. 하지만 여기에서 식비와 차비 등을 빼면 ‘일을 했다’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돈이 남을 뿐이다. 그래서 결국 그녀가 눈을 돌린 것은 ‘키스방 알바’이다.

어쩔 수 없이 키스방에서 알바

최근 들어 유사성매매 업소를 대상으로 단속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손님들이 몰리고 있으며, 업소들 또한 건재한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그녀도 이렇게 키스방을 알바로 선택하기까지는 고민이 많았다. 이제까지 키스를 해본 경험이라고 해봐야 대학교 1학년 때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몇 번 정도 해본 경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이 매일 매일 낯선 남성들에게 입술을 허락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치욕이나 굴욕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황에서는 그마저도 하지 않으면 굶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키스방 알바를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물론 나 역시도 이런 일이 죽기보다도 싫다. 이제 2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젊은 나이에 남자들에게 입술을 파는 일을 하고 싶겠는가. 부모님 보기에도 민망하고, 내가 이런 처지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절망적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다른 알바는 해봐야 한 달에 60~70만 원 남으면 많이 남는 것이다. 하지만 키스방의 경우에는 많으면 200만 원까지 남을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다른 알바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그래도 키스방에 나 같은 처지의 여대생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안도가 된다. 나 혼자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롭겠나. 두 눈 꼭 감고 두 달 정도만 참아보려고 한다. 그래도 그렇게 일하고 나면 돈이라도 남으니 다행이 아닌가?”

키스방은 직접적인 성관계가 없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여대생들은 더욱 ‘하드한’ 대딸방이나 룸살롱에서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손님들이 좀 많은 대형 업소에서 일을 하게 되면 200만 원을 넘어 300만 원까지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여대생들에게는 ‘황금 알바’로 불린다. 우리 사회에서 여대생들이 한 달에 그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일부 여대생들은 어떻게 해서는 그 황금알바를 잡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나름 ‘투자’를 하기도 한다. 우선 면접에서 잘 보여야 하고, 또 피부나 옷 등이 괜찮아야 그나마 단골이라고 잡고 짧은 2개월 동안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최근 방학을 대비해 미리 룸살롱 면접을 봤다는 고모양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집안에도 돈을 보내주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어 더욱 힘든 학교생활을 해왔다. 학기 중에도 결코 알바를 손에서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알바와 공부를 병행해왔다. 단 한 달이라도 알바를 하지 않으면 나와 나의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진다. 부모님이 현재 실업 급여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 그나마 실업급여도 다 받고 나면 생활이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제까지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에게는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해왔다. 편의점 알바는 물론이고 주유소, 호프집, 음식점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방학에는 그런 일반적인 알바를 하지 않고 룸살롱에서 일해 볼 생각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늘 빡빡한 이 상황을 벗어날 수가 없다. 방학 기간이나마 룸살롱에서 일을 하면 조금은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2차’라는 것도 할 생각이다. 지금은 순결이고 뭐고 생각할 여유 자체가 없다. 일단 생존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룸살롱은 ‘황금 알바’로 불려

여대생들은 이렇게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유흥가로 뛰어들지만, 업소 관계자들 및 일부 업소를 이용하는 남성들은 여대생들의 이러한 유흥가 입성을 ‘환호’할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엄두를 내기 쉽지 않은 ‘여대생’들과 함께 술도 마시며 또 ‘2차’를 할 수도 있는 기회가 보다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한 업소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찌됐든 유흥가의 입장에서는 여대생들의 겨울 방학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학기 중에도 이런 곳에서 일을 하려는 아가씨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방학이 되면 여대생들이 대거 이쪽으로 몰리게 된다. 전업으로 일을 하는 아가씨들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우리가 주는 돈도 조금 덜하게 되고, 거기다가 손님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훨씬 ‘남는 장사’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단골손님들에게는 ‘뉴 페이스가 왔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단기적인 매출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비록 겨울방학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그게 어디인가. 어쨌든 여대생들의 겨울 방학은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영업의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러한 겨울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말 그대로 싱싱한 새 얼굴들이 대거 내비치기 때문에 그녀들과 어울리는 재미가 쏠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달에 2번 정도는 룸살롱에 간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40대가 돼서 20대 초반의 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을 만나볼 기회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룸살롱에서만큼은 다르다. 애기같이 뽀얀 살결을 가진 그녀들과 있다 보면 내 자신이 회춘이 된 듯 한 느낌까지 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녀들은 남성들에게 많은 기쁨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은 다른 돈을 좀 줄여서라도 룸살롱에 가는 횟수를 늘리고 싶다. 겨울 방학이 지나면 또 여대생들이 대거 학교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대생들이 생활고 때문에 이렇게 술집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20대 초중반부터 남성들과의 상업적인 스킨십을 하거나 성매매를 해야 하는 것도 절망적인 대한민국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유사성행위 업소나 룸살롱이 아닌 건전한 알바를 하는 여대생들도 많기 때문에 그녀의 행동들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욕심을 줄이면 얼마든 정상적인 알바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여대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욕심을 줄여라’고 말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도덕 교과서와 같은 조언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비록 그녀들이 하는 불법은 문제가 되겠지만 그녀들이 그러한 곳에서 일을 하지 않아도 마음껏 공부하고 미래를 꾸려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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